합조단, 조사참여 외국정부엔 배포예정
요약본 공개도 소극적…‘비밀주의’ 비판
요약본 공개도 소극적…‘비밀주의’ 비판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합조단)이 이달 말 발간할 예정인 종합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합조단은 종합보고서 가운데 군사비밀을 뺀 내용을 요약 공개하는 데도 부정적이어서 과도한 비밀주의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합조단 관계자는 7일 “검찰이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건의 경우 수사 결과는 발표하지만 수사보고서 전문을 공개하지 않는 것처럼, 이번 보고서도 조사보고서의 성격이라 전문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분석 방법 등 세부 조사 방법이 들어 있어 조사 기관과 관련 기관에는 배포하지만 일반 국민한테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합조단은 국민들에겐 비공개하겠다는 종합보고서를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영국 등 천안함 조사에 참여한 외국 정부에는 배포할 예정이다. 천안함 침몰 경위부터 선체 인양, 결정적 증거물 수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브리핑 등을 담은 보고서는 지난달 말 김태영 국방장관의 결재를 받았다. 현재 교정 및 인쇄 작업만 남겨 둔 상태다.
합조단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를 담은 대국민용 백서 작성에 착수했다”며, 종합보고서의 요약본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을 내비쳤다.
하지만 지난달 말 합조단은 종합보고서를 이달 말 책자 형태로 펴내고, 보안성 검토를 거쳐 군사비밀을 걸러낸 보고서 요약본을 8월 중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덕용 합조단장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종합보고서 중 군사비밀과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될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하는 쪽도 종합보고서를 보면 조사 결과를 납득하고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합조단이 조사 내용 검증에 자신이 없으니 종합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며 “군의 자의적 정보 통제와 빈번한 말바꾸기가 천안함 관련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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