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양건 방중’ 근거로 보도…‘3국 접촉’ 관측도
청와대 “소설같은 이야기” 이상득 “얼굴도 이름도 몰라”
청와대 “소설같은 이야기” 이상득 “얼굴도 이름도 몰라”
북한에서 대남관계를 책임지고 있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15일 중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20일 “김양건 통전부장이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을 데리고 15일 베이징 공항을 통해 중국에 들어왔으며 20일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방송>은 이날 밤 9시 뉴스에서 김양건 부장의 베이징 공항 도착 화면을 내보냈다. <문화방송>은 김 부장의 방중 목적과 관련해 대북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따서 “김 부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만났다”며,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 부장 일행이 베이징이 아닌 제3국으로 출국해 이상득 의원을 만났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이 닷새 동안 베이징에만 머물렀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중인 이상득 의원은 “얼굴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만났다는 말이냐”며 “내가 김양건 부장을 극비리에 만났다는 보도는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인도 국감을 마친 뒤 16일 저녁 입국해 17일 서울에 머물렀고 18일엔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나 환담했다”고 그간 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의원은 애초 17일부터 19일까지 주중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일정을 취소하고 대통령 특사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이 의원은 2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해 김 부장 접촉설을 공식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양건 부장이 베이징에 나온 것은 맞지만 남북관계와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소설과도 같은 이야기다.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장 일행이 이상득 의원이 아닌 국정원 쪽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원세훈 원장과 최종흡 3차장은 김양건 부장의 방중 기간 내내 서울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양건 부장이 좀처럼 베이징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고 남북관계의 실무 책임자인 원동연 아태위 실장을 대동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남쪽 당국과 협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방중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용인 손원제 기자, 하노이/황준범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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