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8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연회청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베이징/청와대 제공
2008 베이징 올림픽
올림픽 환영오찬서 첫만남…대화 없어
올림픽 환영오찬서 첫만남…대화 없어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마주쳤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이날 중국을 방문한 이 대통령과 상임위원장은 후진타오 주석 주최로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오찬에서 30명이 앉는 원형 테이블에서 거리를 두고 비스듬히 마주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전체 9개 테이블 가운데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주재하는 테이블에 우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을 중간에 두고 김 위원장과 대각선 방향으로 마주 앉았다.
오찬에 앞서 이 대통령은 오찬장에서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근처에 서 있던 김 위원장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이 대통령은 웃는 얼굴이었지만 별 다른 대화 없이 간단한 악수 뒤 곧바로 등을 돌려 반대편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자리를 피해 어색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애초에는 직사각형 탁자에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5~6명을 사이에 두고 한 줄에 앉게 될 것으로 전달받았으나, 막판에 원형 테이블로 바뀌면서 마주 볼 수 있게 변경됐다”며 “그러나 테이블이 워낙 커서 대화를 할 수는 없는 구조였다”고 전했다. 한때 북한 쪽이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석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좌석 재조정 등의 어려움에 따라 같은 테이블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개막식에서는 김 위원장과 세 명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압둘 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열어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9일에는 후 주석과 20분간 환담 성격의 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또 올림픽 선수촌과 훈련장을 찾아 우리 선수단을 격려하고, 우리 선수의 경기를 관람한 뒤 이날 밤 귀국할 예정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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