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면 그로부터 24시간 안에 불능화대상인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기로 미국 쪽과 합의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주 성 김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북한 관리들이 자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는 즉시 이같이 행동하기로 재확인했다고 익명의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러한 계획은 북한이 핵보유 야망을 포기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전세계에 방송 영상으로 보여주기 위해 미국 관리들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변 원자로를 찍은 대다수의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냉각탑에서 증기가 분출되고 있으며, 이런 모습은 이 시설이 원자로임을 보여주는 가장 큰 특징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냉각탑 폭파야말로 가장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신문은 북한 관리들이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영변 원자로 가동기록 수천건을 미국 쪽에 내놓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 기록들은 미국이 영변 원자로의 플루토늄 총생산량을 파악함으로써 북한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북한은 플루토늄 생산량이 30㎏ 정도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은 약 5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논평을 거부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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