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현안 시각차
벨 주한미군사령관 기자회견
국방부 발언 조목조목 뒤집기꼴
양국 ‘동상이몽’ 또한번 드러나
‘확장억제’도 ‘립서비스였음’ 확인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30일 기자회견으로 또다시 한-미간 ‘동상이몽’의 실체가 드러났다. 20일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와 ‘확장된 억제력’(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개념, 연합사령관에 대한 핵대비 전략지침 하달을 둘러싸고 이번에도 서로 다른 소리가 나왔다. 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이날 벨 사령관의 발언을 보면, 전시 작통권 전환은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한 모양새다. 미국이 2007년 상반기까지 일거에 결정하자는 쪽인 반면, 한국은 단계적으로 상황을 평가하자는 쪽이다. 벨 사령관은 “에스시엠에서 미래 지휘관계 로드맵의 이행일정을 마련하기로 한 2007년 상반기 말까지 정확한 전환 시기가 결정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내년부터 매년 안보상황을 평가해 전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한국 쪽 입장과 다르다. 한국은 지휘관계 로드맵 이행을 위한 ‘한-미 군사구조 이행추진단’을 연내에 발족해 내년 상반기까지 지휘관계 전환절차를 수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안에 전시 작통권 전환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안보협의회 직후 “준비여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2012년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한 바 있다. 하지만 안보협의회 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쪽이 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를 앞당기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이날 회견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5C확장 억제=벨 사령관은 “확장된 억제력은 군사조처의 패키지가 아니며, 미국의 핵우산 공약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확장된 억제력은 핵우산으로 1978년 이후 모든 에스시엠 공동성명에 명시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참과 국방부는 그동안 확장 억제 개념은 핵우산을 한층 구체화한 표현이라고 설명해왔다. 합참 관계자는 “핵우산이 정치·외교 수준의 용어인 반면, 확장 억제는 군사·전략적으로 구현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한미간 이런 설명 차이는 한반도 주변국에 대한 미국의 고려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안보불안 해소와 분명한 대북 경고를 위해 종래보다 강력한 수준의 핵우산 표현을 원했던 한국의 확장 억제 명기 요청을 수용해 립서비스를 하면서도, 주변국엔 별것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전략지침 실체=벨 사령관은 “한-미 군사위원회(MCM)에서 작전계획과 관련한 어떠한 지침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군사위원회에서 핵을 핵으로 보복하는 계획, 핵우산 보장을 시행하거나 핵우산 보장을 구체화하는 것을 작전계획과 연관해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연합사에 북핵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계 5027의 수정·보완을 군사위원회의 과제로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한국 합참 관계자는 애초 군사위원회 직후 ‘핵우산 보장’과 관련한 전략지침을 연합사령관에게 하달했다고 밝혔다. 다수 언론은 이를 핵무기 배치·사용절차 등을 작계에 구체화하는 것으로 풀이했으나, 미국은 핵사용은 핵 보유국의 ‘고유권한’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벨 사령관이 “이날 핵우산 제공은 그 자체로 유효하고 추가 언급이 필요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양국 ‘동상이몽’ 또한번 드러나
‘확장억제’도 ‘립서비스였음’ 확인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의 30일 기자회견으로 또다시 한-미간 ‘동상이몽’의 실체가 드러났다. 20일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와 ‘확장된 억제력’(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개념, 연합사령관에 대한 핵대비 전략지침 하달을 둘러싸고 이번에도 서로 다른 소리가 나왔다. 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이날 벨 사령관의 발언을 보면, 전시 작통권 전환은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한 모양새다. 미국이 2007년 상반기까지 일거에 결정하자는 쪽인 반면, 한국은 단계적으로 상황을 평가하자는 쪽이다. 벨 사령관은 “에스시엠에서 미래 지휘관계 로드맵의 이행일정을 마련하기로 한 2007년 상반기 말까지 정확한 전환 시기가 결정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주장은 내년부터 매년 안보상황을 평가해 전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한국 쪽 입장과 다르다. 한국은 지휘관계 로드맵 이행을 위한 ‘한-미 군사구조 이행추진단’을 연내에 발족해 내년 상반기까지 지휘관계 전환절차를 수립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기간 안에 전시 작통권 전환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안 연합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한국은 안보협의회 직후 “준비여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2012년으로 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한 바 있다. 하지만 안보협의회 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쪽이 전시 작통권 전환 시기를 앞당기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이날 회견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5C확장 억제=벨 사령관은 “확장된 억제력은 군사조처의 패키지가 아니며, 미국의 핵우산 공약에 대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확장된 억제력은 핵우산으로 1978년 이후 모든 에스시엠 공동성명에 명시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합참과 국방부는 그동안 확장 억제 개념은 핵우산을 한층 구체화한 표현이라고 설명해왔다. 합참 관계자는 “핵우산이 정치·외교 수준의 용어인 반면, 확장 억제는 군사·전략적으로 구현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한미간 이런 설명 차이는 한반도 주변국에 대한 미국의 고려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안보불안 해소와 분명한 대북 경고를 위해 종래보다 강력한 수준의 핵우산 표현을 원했던 한국의 확장 억제 명기 요청을 수용해 립서비스를 하면서도, 주변국엔 별것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전략지침 실체=벨 사령관은 “한-미 군사위원회(MCM)에서 작전계획과 관련한 어떠한 지침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군사위원회에서 핵을 핵으로 보복하는 계획, 핵우산 보장을 시행하거나 핵우산 보장을 구체화하는 것을 작전계획과 연관해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연합사에 북핵 위협에 적절히 대응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작계 5027의 수정·보완을 군사위원회의 과제로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한국 합참 관계자는 애초 군사위원회 직후 ‘핵우산 보장’과 관련한 전략지침을 연합사령관에게 하달했다고 밝혔다. 다수 언론은 이를 핵무기 배치·사용절차 등을 작계에 구체화하는 것으로 풀이했으나, 미국은 핵사용은 핵 보유국의 ‘고유권한’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벨 사령관이 “이날 핵우산 제공은 그 자체로 유효하고 추가 언급이 필요 없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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