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방·북한

한-미, 정보 없거나 공유하지 않거나

등록 2006-10-12 19:43

주변국 정보당국 핵실험 장소도 확정 못한 상태
미국 관련 정보 비공개해 구체적 정보 확보 한계
[쟁점] ⑤ 북 핵실험 정보 미스테리

북한 핵실험을 둘러싸고 꼬리를 물고 나오는 진위논란의 핵심은 ‘몸통’, 즉 지하 핵실험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데 있다. ‘절반의 실패’이라거나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사기극’이 아니냐며 핵실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주변국들이 ‘몸통’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몸통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능력의 한계이다.

예컨대 주요국 정보당국은 아직까지도 핵실험 현장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분명하게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면 땅이 꺼지거나 큰 구덩이가 생기는 등 지형이 변화되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방사능도 아직까지 탐지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정보의 실패’다. 미국도 북한 핵실험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별로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보 공유의 부재’, 즉 미국이 핵심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유하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핵실험이 벌어진 지 사흘이 지났음에도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간에는 아직도 핵실험 장소를 둘러싼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정보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1일, “미국은 (핵실험 장소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추정하고 있고, 한국의 정보당국은 함경북도 김책시 북북서 15km 지점인 상평리로 보고 있다”며 아직 견해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12일 “핵실험 장소는 미국 견해를 수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쪽이 추정한 풍계리는 지난 8월초 케이블더미가 하역된 곳으로, 북한이 오래전부터 핵실험을 준비해 온 것으로 지목된 지역이다.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이런 착오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관측 자료에 대한 분석착오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풍계리로 보는가에 대한 근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핵실험을 할 경우 지층의 함몰 등으로 직경이 최소 300m에서 1㎞인 분화구가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국은 500㎞ 상공에서 지상 12㎝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KH12 정찰위성을 비롯해 모든 감시장비를 총동원해 길주군 등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지역을 감시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어떤 지형변화도 관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제논, 크립톤85 등 다양한 형태의 방사능 물질 추적도 마찬가지다. 특수정찰기 WC-135C 또는 WC-135W, RC135, 일본의 T4 연습기 등이 동원됐다고 하면서도 방사능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정보확보 능력의 한계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핵실험 이후 공개된 정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또는 미국 일본 관련기관의 인공지진파 밖에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미스테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능력을 가진 미국이 확보한 정보는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은 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능력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정보는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한미간에 이상하리만치 정보 공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평화를 위해 당당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의원 자격없다”… 야5당, ‘법원 폭동 선동’ 윤상현 제명안 제출 1.

“의원 자격없다”… 야5당, ‘법원 폭동 선동’ 윤상현 제명안 제출

[단독] 내란 특전사 3명, CCTV 잡혔다…사복 입고 선거연수원 ‘염탐’ 2.

[단독] 내란 특전사 3명, CCTV 잡혔다…사복 입고 선거연수원 ‘염탐’

경찰서장에 폭동 연행자 “잘 부탁”…그런 윤상현 괜찮다는 국힘 3.

경찰서장에 폭동 연행자 “잘 부탁”…그런 윤상현 괜찮다는 국힘

경호처 직원 “풀려난 김성훈, 어떤 보복 할지…직위 해제해달라” 4.

경호처 직원 “풀려난 김성훈, 어떤 보복 할지…직위 해제해달라”

윤석열은 “안 줬다” 최상목은 ‘받았다”…전직 검찰총장의 ‘1도 2부’ 5.

윤석열은 “안 줬다” 최상목은 ‘받았다”…전직 검찰총장의 ‘1도 2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