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정보당국 핵실험 장소도 확정 못한 상태
미국 관련 정보 비공개해 구체적 정보 확보 한계
미국 관련 정보 비공개해 구체적 정보 확보 한계
[쟁점] ⑤ 북 핵실험 정보 미스테리
북한 핵실험을 둘러싸고 꼬리를 물고 나오는 진위논란의 핵심은 ‘몸통’, 즉 지하 핵실험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 데 있다. ‘절반의 실패’이라거나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사기극’이 아니냐며 핵실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주변국들이 ‘몸통’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몸통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능력의 한계이다.
예컨대 주요국 정보당국은 아직까지도 핵실험 현장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분명하게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하에서 핵실험을 하면 땅이 꺼지거나 큰 구덩이가 생기는 등 지형이 변화되어야 하는데 이런 모습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방사능도 아직까지 탐지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두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정보의 실패’다. 미국도 북한 핵실험에 대해 구체적 정보를 별로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정보 공유의 부재’, 즉 미국이 핵심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공유하려 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우선 핵실험이 벌어진 지 사흘이 지났음에도 한국과 미국 정보 당국간에는 아직도 핵실험 장소를 둘러싼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정보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예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11일, “미국은 (핵실험 장소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추정하고 있고, 한국의 정보당국은 함경북도 김책시 북북서 15km 지점인 상평리로 보고 있다”며 아직 견해차이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12일 “핵실험 장소는 미국 견해를 수용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쪽이 추정한 풍계리는 지난 8월초 케이블더미가 하역된 곳으로, 북한이 오래전부터 핵실험을 준비해 온 것으로 지목된 지역이다.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이런 착오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관측 자료에 대한 분석착오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미국은 왜 풍계리로 보는가에 대한 근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핵실험을 할 경우 지층의 함몰 등으로 직경이 최소 300m에서 1㎞인 분화구가 나타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미국은 500㎞ 상공에서 지상 12㎝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KH12 정찰위성을 비롯해 모든 감시장비를 총동원해 길주군 등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지역을 감시해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어떤 지형변화도 관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제논, 크립톤85 등 다양한 형태의 방사능 물질 추적도 마찬가지다. 특수정찰기 WC-135C 또는 WC-135W, RC135, 일본의 T4 연습기 등이 동원됐다고 하면서도 방사능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정보확보 능력의 한계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핵실험 이후 공개된 정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또는 미국 일본 관련기관의 인공지진파 밖에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미스테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능력을 가진 미국이 확보한 정보는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은 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능력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정보는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한미간에 이상하리만치 정보 공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그럼에도 어떤 지형변화도 관측하지 못했다는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제논, 크립톤85 등 다양한 형태의 방사능 물질 추적도 마찬가지다. 특수정찰기 WC-135C 또는 WC-135W, RC135, 일본의 T4 연습기 등이 동원됐다고 하면서도 방사능을 찾지 못했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정보확보 능력의 한계일 수 있다. 달리 말하면, 핵실험 이후 공개된 정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또는 미국 일본 관련기관의 인공지진파 밖에 없다는 것이 된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미스테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능력을 가진 미국이 확보한 정보는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당연히 ‘미국은 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 핵능력에 대한 판단을 보여주는 정보는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 관련 부처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한미간에 이상하리만치 정보 공유가 없다”고 말했다. 강태호 기자 kankan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