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실험 발표를 계기로 이란에 대한 서방 강대국들의 핵 프로그램 포기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란 최고 지도부가 핵 주권 수호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이란 헌법상 최고 국가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는 10일 후퇴없이 핵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이 이란의 확고한 정책이라며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이날 핵 프로그램 고수 의지를 재차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란은 저항과 지혜를 바탕으로 두려움없이 존엄의 길을 갈 것"이라며 평화적 목적이라고 대외적으로 밝혀온 자국의 핵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북한의 핵 실험 논란 이후 이란의 최고 지도부가 유엔 안보리의 핵 활동 동결 요구를 명확히 거부함에 따라 이란에 대한 안보리차원의 제재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지난 7월 이란에 8월 말까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를 채택했으나 이란은 이를 무시하고 핵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월 소량의 저농축 우라늄 생산에 성공한 이란은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오로지 핵 에너지를 얻기 위한 평화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일부 강대국들은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우려해 이란 핵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골람-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10일 모든 나라의 핵무기 생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 세계의 비핵화를 촉구했다고 관영 IRNA 통신이 보도했다.
엘함 대변인은 북한의 핵 실험과 관련한 이란 정부의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들도 자국내 핵무기 해체를 시작해야 하고 중동에서는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부터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그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모든 나라가 평화적 목적의 핵 에너지를 개발해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자국의 핵 에너지 프로그램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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