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4·25일 총국 평양종합관제소(관제소)를 찾아 “적측지역의 중요 표적지역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셨다”고 노동신문이 25·26일 1면 머리로 연속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가 한국은 물론 미국 하와이와 괌 지역까지 촬영했다고 잇따라 밝혀, 사실 여부와 군사적 효용성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노동신문은 25일과 26일 이틀 연속 김 위원장이 “24·25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총국) 평양종합관제소(관제소)를 찾아 적측 지역의 중요 표적 지역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보셨다”고 1면에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엔 총국에서 기념사진을 찍었고, 22일에도 관제소를 찾았다.
노동신문은 “괌 앤더슨 미공군기지 등”(22일)→“목포·군산·평택·오산·서울 등”(24일)→“진해·부산·울산·포항·대구·강릉 등”과 “미해군 핵항공모함 ‘칼빈슨’함(부산 남구 군항 정박)과 하와이 진주만 해군기지 등”(25일)의 위성사진을 김 위원장이 관제소에서 “료해”(점검)했다고 전했다. 거론된 지역엔 국외 미군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캠프 험프리스’(평택), 주한 미공군기지(군산), 공군작전사령부와 미군기지(오산) 등 군사시설이 즐비하다.
북쪽이 김 위원장의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출근’ 행보를 알리고, 위성사진 촬영 지역을 공개한 데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 북쪽은 ‘우리도 한·미 군사시설을 감시할 정찰위성을 갖고 있다’는 대내 선전 겸 한·미를 향한 심리전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국을 향해 안정적인 ‘만리경-1호’가 김 위원장의 최대 관심 사안임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북쪽이 촬영했다는 위성사진이 군사적으로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쪽은 위성사진을 지금껏 한장도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의 사실 여부와 함께 위성사진의 해상도를 가늠할 정보가 없는 셈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정찰위성이 군사적인 효용성을 지니려면 해상도 1m(가로세로 1m짜리 물체를 점 1개로 인식) 이하의 위성을 4~5개 이상 운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군 당국은 지난 5월31일 발사에 실패한 북쪽 정찰위성 잔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해상도가 3m 남짓이라 판단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26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할 목적으로 ‘한·미·일 해상훈련’을 벌였다고 해군이 밝혔다. 훈련에는 한국 해군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미해군 항공모함 칼빈슨함,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기리사메함 등이 참가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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