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일부를 해상에서 인양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사진은 그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로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합참)는 31일 서해에 떨어진 북한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양한 물체를 분석하면 추진체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합참은 “이날 오전 8시5분께 어청도(전북 군산시 인근) 서쪽 200여㎞ 해상에서 ‘북 주장 우주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식별해 인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건진 물건이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 사이 원통형 연결단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날 합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연결단 표면에 ‘점검문-13(기구조립)’이라는 빨간색 한글이 적혀 있다.
서해상에는 수상함구조함(함정 조난 사고 시 구조를 주 임무로 하는 함정)인 통영함 등 해군 함정들이 인양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당국은 수색·인양 작전을 펴는 곳이 수심 70m 바다이고, 한국과 중국의 중간수역 격인 한-중 잠정조치수역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이번 북한 발사체 발사 절차가 과거에 비해서는 빨리 진행됐다. 그 절차에 대해 계속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 실패 원인으로 신형 엔진과 연료에 문제가 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 기술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국내 정치 일정 때문에 발사를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휴전협정 체결일인 오는 7월27일이 북한에서는 국가 명절인 전승절(조국해방전쟁 승리일)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이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고, 전승절 70주년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18일, 지난 16일 국가우주개발국과 위성발사준비위원회를 찾아 정찰위성 발사를 거듭 독려했다.
군당국은 인양한 우주발사체 잔해를 통해 북한 발사체 기술 수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군당국은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 광명성 3-2호의 1단 추진체를 군산 서쪽 160㎞ 바다에서 인양해 단 분리와 유도 제어 기술, 추진체 제작 능력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바 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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