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있었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개발과 발사에 기여한 군 인사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영웅 칭호를 부여하면서 미사일 기술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27일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연구부문 지도 간부들과 과학자들의 혁혁한 공헌을 조선노동당과 공화국정부의 이름으로 높이 평가하면서 군사 칭호를 올려줄 것을 명령한다”는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명령을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날 대장 2명, 상장 1명, 중장 2명, 소장 9명, 대좌 19명, 상좌 44명, 중좌 18명, 소좌 3명, 대위 6명, 상위 1명, 중위 1명 등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기존 상장이었던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김정식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대장으로 승진했다.
장창하 원장과 김정식 부부장은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전일호 군 중장과 함께 북한의 ‘미사일 4인방'으로 불리는 노동당 군수공업부의 핵심 인사들이다. 2014년 말 최춘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국방과학원 원장을 맡아 신형 미사일 개발을 지휘한 장 원장은 2017년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중장으로 승진했다. 장 원장과 김 부부장 모두 미국의 제재대상에 이름이 올라있다.
한편, 북한은 이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이동식발사차량에 영웅 칭호 부여와 함께 메달, 훈장을 수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화성포-17형 발사대차 제321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웅 칭호와 함께 금별메달 및 국기훈장 제1급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발사대차는 이동식발사차량이다. 기존의 미사일이 고정진지에서 발사하는 개념이었다면 최근에는 이동 및 방향 전환 기능을 부여해 기동성·생존 가능성을 높인 장비다. 북한이 사람이 아닌 대상에 영웅 칭호를 부여한 경우는 유례를 찾기가 어렵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발사대까지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하는 것은 발사대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이라며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어느 곳에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라고 분석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