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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상 통화까지 정쟁 소재 삼는 정당 행태에 깊은 유감”

등록 2019-05-29 11:19수정 2019-05-29 20:35

자유한국당에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길”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
외교부 기밀 유출에 “불미스러운 일…국민께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21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8월 21일 오전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부 공무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 유출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의 누설 사건에 대해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정상 간의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라거나 공익제보라는 식으로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연 을지태극 국무회의에서 들머리 발언에서 “국정을 담당해봤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의 운영의 근본에 관한 문제만큼은 기본과 상식을 지켜주시길 요청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는 정치가 아니라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책임에 관해서도 “변명의 여지가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며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정부의 `사고' 탓에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해 7월 그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무산에 관해 사과한 적이 있지만, 이번 사건은 정부의 관리감독 소홀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안 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 각 부처와 공직자들도 공직자세를 새롭게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사과라는 표현까지 쓴 것을 보면 이번 사안을 문 대통령이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을지태극연습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한 뒤 “외교부 기밀 유출 사건에 대해 한마디하겠다”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포괄 안보의 개념을 처음으로 연습에 적용해 새롭게 개발된 을지태극연습을 실시하고 있다”며 “전시 대비연습으로만 진행하던 을지연습과 달리 대규모 복합재난에 대비한 국가위기관리 대응연습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외교부는 주미대사관 ㄱ 참사관이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외교기밀이 모두 3건인 것을 파악하고, 보안심사위원회를 열어 ㄱ 참사관 등 관련 직원 3명의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이날 청와대로 들어와, 문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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