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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 눈높이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

등록 2018-12-31 17:26수정 2018-12-31 21:26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서 기강 다잡기…청 직원들에 생중계
민주당 지도부 오찬서는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 강조
“대통령인 저부터 국민에게 더 다가가겠다” 소통 의지 피력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올해 우리가 이룬 전환은 아직 미완성이다. 더 완성된 상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해에 우리 정부가 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18년을 “남북관계를 분단과 대결의 시대에서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대전환시킨 역사적 한해” “사람중심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라고 평가한 뒤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진전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보육비·의료비 등 필수 생계비 부담 완화 △기초연금·장애인연금·아동수당 인상 등 사회 안전망 확충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 등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그는 이어 “(2019년에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까지 진도를 내야 한다. 사람중심경제가 옳은 방향이고 국민들의 삶을 좋아지게 했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려면 경제의 활력을 높이면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용과 분배 등 민생의 어려움을 개선해야 한다”며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국정 목표가 산업현장과 국민의 삶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과 역량을 모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1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2018년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31일 오후 문재인대통령이 2018년 마지막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날 회의는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청와대 직원들은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다”며 “더 엄격한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스스로를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일이 손에 익게 되면 긴장이 풀어질 수 있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주길 바란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그 날 선 느낌으로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치지 말자는 것”이라며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된다. 그 요구에 또박또박 할 일을 해나가면 된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의 송년 오찬에서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 간 협의도 과거 어느 때보다 아주 활발했다”며 “새해에도 정책뿐 아니라 정무적인 문제에 있어서도 (당정청 간) 협의가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은 정오부터 1시간 30분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성과와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다.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예산 등 여러가지 보완책이 마런되어서 이를 차근차근 집행하면 내년에는 성과가 나타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안타까운 것은 성과가 있어도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 그 성과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서 “소비가 상당히 견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사실 그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언론이) 취사 선택해서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당정청 모두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소통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인 저부터 국민들 앞에 더욱 다가가서 더 많이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이 색깔론 보다는 성과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행스러운 것은 남북 관계의 경우 ‘종북이다’, ‘친북이다’, ‘퍼주기다’ 등 색깔론이 과거처럼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진척되면 지지를 받고, 남북관계가 주춤하면 실망하는 등,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성과를 중심으로 지지 강도가 좌우되는 수준에 우리 사회가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보협 성연철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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