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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5·18 당시 전투기 출격대기·헬기사격 특별조사하라”

등록 2017-08-23 11:11수정 2017-08-23 16:24

23일 국방부 장관에 특별 지시
‘광주 출격대기 명령’ 일부 보도와
전일빌딩 기총소사 흔적 등 2건 관련
대선 전 전일빌딩 찾아 진상규명 약속
문재인 대통령(왼쪽 다섯째), 정세균 국회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이 5월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문재인 대통령(왼쪽 다섯째), 정세균 국회의장,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이 5월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광주/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공군전투기 부대가 광주 출격 대기명령을 받았다는 보도 등과 관련해 국방부가 특별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2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공군전투기 부대에 광주를 향한 출격 대기명령이 내려졌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또 당시 전일빌딩을 향한 헬리콥터 기총사격 등 2건과 관련한 특별조사를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JTBC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공군에 출격 대기 명령이 내려졌고, 전투기에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이를 준비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21일 보도했다.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투기끼리 공격하는 ‘공대공 폭탄’이 아닌, 땅으로 떨어뜨리는 ‘공대지 폭탄’을 장착하고 1980년 5월21일~22일 사이 출격 대기하라는 작전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특별지시는 22일 오후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참모진들과 국방부 장관이 의원들로부터 ‘광주 진상규명 관련 움직임이 부진하다’는 질타를 받은 지 하루만에 이뤄졌다. 이날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5·18 진상규명을 누차 강조했는데, 광주 문제 진상규명 관련해 청와대 담당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또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공군전투기 출격대기명령 보도를)국방부로부터 보고 받았느냐?”고 묻고 정 안보실장이 “모르고 있었다”고 답하자 강하게 질타했다. 이 자리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은 “5·18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빠른 시간 내에 속도감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개인적 의견이지만, 이 문제엔 여야가 없으니 국회 특위도 고려해 의논해 보자”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날 열린 국회 예결위에서도 관련 질의가 오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공군에 공대지 폭탄 장착하라는 작계가 있었는지 파악을 못했느냐”는 손금주 국민의당의원의 물음에 “꼭 그런 지시가 ‘광주 사태’ 때문이라고 생각 안한다”고 답했다가 지적을 받고 “광주민주화 운동”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공군전투기 출격대기명령은)제가 그 당시 장관도 아니고, 지금으로 그때 상황을 유추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기에 말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전일빌딩 헬기 사격 건에 대해서도 “그건 사실로 확인됐지만, 어떤 연유로 그런 일이 있는지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통령의 특별조사 지시가 떨어지면서 국방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발포명령자 조사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80년 5월 시민군 지휘부가 있었던 옛 전남도청 인근에 있는 전일빌딩 10층 사무실에서 발견된 헬기 기총사격 탄흔. 5.18기념재단 제공
1980년 5월 시민군 지휘부가 있었던 옛 전남도청 인근에 있는 전일빌딩 10층 사무실에서 발견된 헬기 기총사격 탄흔. 5.18기념재단 제공
이날 문 대통령이 ‘공군전투기 출격대기’ 증언과 함께 특별조사를 지시한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은, 올 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에 의해 헬리콥터에 의한 기총소사 흔적이 발견된 곳이다.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향해 공중에서 사격을 했다는 구체적 정황을 드러냈다. 당시까지 군 당국은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부인해 왔다. 이 건물의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는 당초 이 건물을 헐려 했다가, 5·18의 현장이라는 시민사회 등의 지적이 나오자 리모델링으로 계획을 변경한 뒤 수리에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흔적 조사를 의뢰하면서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대선 전인 지난 3월 광주 전일빌딩을 직접 찾아 둘러본 바 있으며, 5·18 등에 대한 철저한 과거사 진상규명을 약속해 왔다. 정유경 송경화 기자 edge@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용산 CGV에서 5·18민주화운동 참상을 전세계에 보도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80)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 후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용산 CGV에서 5·18민주화운동 참상을 전세계에 보도한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80)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 후 대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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