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한국민’을 주제로 열린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국민들은 주권자로서 평소에 정치를 그냥 구경만 하고 있다가 선거 때 한번 행사하는 이런 간접민주주의론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한 결과 우리 정치가 낙후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의 집단지성과 함께 나가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한국민’이라는 주제로 열린 정부 출범 100일 맞이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앞으로의 국정운영에서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적극적으로 받아안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민들은 정치가 잘못할 땐 직접 촛불을 들어서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고, 댓글을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시하고, 정당의 권리당원으로 참여하고, 또 정부의 정책에도 직접 제안하고 그것을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1시간가량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의 정책 제안이 가장 집중됐던 일자리와 육아 문제에 대해 직접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7월을 작년 7월과 비교하면 고용률이 0.5% 늘고 취업자수도 31만3천명이 늘었다. 그런데 비정규직 비율이 작년보다 늘었고 청년 취업자수는 2만명 줄어 청년 실업률이 0.1% 높아졌다”며 문재인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목표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야당과 보수 진영의 비판을 언급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청년들에게 희망일 뿐 아니라 세금이 늘고 소비하는 사람들을 늘리는 길이다. 그걸 통해 경제가 성장한다”며 “세금을 일자리 만드는 데 쓰는 건 세금을 가장 보람있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금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면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인구 추세를 보면 2022년까지는 증가 추세가 계속되지만 그다음부터는 5년마다 100만명씩 줄 정도로 급속도로 줄어든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에 몇 년만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면 그 뒤에는 더 많은 예산 부담을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데 대해, 노동시간 단축과 충분한 휴가, 부모의 육아 분담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아이를 기르는 것이 엄마의 부담으로만 돼 있는데 엄마와 아빠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연장노동을 포함해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제로 빨리 확립하고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도록 해서 일하는 부모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게 근본적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무대에 오르기 전 청와대 참모들과 부처 장관들도 국민들의 질의에 응대했다. 이 가운데 김수현 사회수석은 장애인 보행권과 관련해 “이 정부 마치기 전까진 체감할 만한 변화를 느끼도록 준비하겠다”고 했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매년 1만4천명이 자살하고 70만명의 유가족이 고통스럽게 산다’는 지적에 “내년에 자살 전담 부서를 신설해 유가족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답했다. 김보협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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