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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대화 여건 갖춰지면 대북 특사 검토”

등록 2017-08-17 19:22수정 2017-08-17 22:00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남북관계
지금은 제재·압박 집중 상황 판단
“대화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돼”
북핵 해결 도움 ‘확실한 담보’ 강조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지는 것을 전제로 북한에 특사 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맞이 기자회견에서 단절된 남북대화 재개를 위해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의향이 있는지 묻자 이렇게 답했다.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문 대통령은 ‘대화의 여건’을 강조했다. 그는 “대화는 대화 자체를 목적으로 둘 수 없다. 대화하기 위해선 대화의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 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는 뭔가 담보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멈춰야만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대화의 여건이 갖춰진다면, 그리고 갖춰진 대화 여건 속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해나가는 데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된다면 그때는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특사 파견에 앞서 ‘추가 도발 중단’이라는 조건을 단 것으로 미뤄볼 때 문 대통령은 현재 국면은 일단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 힘을 실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는 재개돼야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해서 우리가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간의 단절을 극복해내고 다시 대화를 열어나가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또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파탄난 남북관계를 회복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으며, 일단 남북이 대화를 시작하면 어떤 성과라도 도출해야 한다는 인식을 내비친 셈이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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