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박기영 신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께서 오늘 아침 (박기영 본부장 임명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를 담은 보고를 받으셨다”며 “오늘은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과학기술계의 반응 등 상황을 유념해서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여론이 악화될 경우 임명 철회까지 갈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박 본부장 임명 건에 대한 여론이 계속해서 악화되면서 청와대가 ‘출구전략’을 세우고 여론을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인사에 대한 책임은 인사권자가 언론의 비판을 받으며 정치적으로 책임지는 것이고, (그래서 어제) 대변인의 입을 빌렸지만 대통령께서도 송구하다고 말한 것”이라며 “누구의 책임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새벽 ‘친문재인’계로 꼽히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은 박 본부장과) 오래 함께 일하셨으니 익숙하고 또 든든하셨을 것”이라며 “그러나 과학계에서 이렇게 반대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뽑은 문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늘 귀를 열고 계시는 분이다. 여론을 충분히 들으시고 지혜로운 결정을 하실 거라 믿는다”고 썼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