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청와대, 초청 행사 ‘증정용’ 기념품 공개
시계에 ‘대통령 문재인’ ‘사람이 먼저다’ 각인
6월 청와대 방문했던 보훈가족에 9일 첫 전달
시계에 ‘대통령 문재인’ ‘사람이 먼저다’ 각인
6월 청와대 방문했던 보훈가족에 9일 첫 전달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기념시계와 다기세트를 10일 선보였다. 판매용이 아닌, 청와대를 찾은 외빈이나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의 손님들을 위한 선물 용도다.
청와대가 이날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기념 손목시계는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이 상단에 들어가 있고, 하단에는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쓰여 있다. 남성용과 여성용 따로 제작했으며, 시계판 뒷면에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각인돼 있다. 시계판은 로즈골드 색으로, 보통 대통령 시계가 묵직한 느낌의 황금색을 주로 사용해왔던 것에 비해 좀더 경쾌한 느낌을 살렸다. 시계판을 덮은 유리는 납작한 판 모양이 아니라 살짝 봉긋하게 솟아 있는 입체적인 형태다. 줄은 가죽이며, 밝은 베이지색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깔끔하며 실용적인 디자인이다.
시계를 제작한 중소기업 ㄱ사에서는 “고급화 및 권력의 상징적 의미를 벗어나 탈권위적이고 소박하되 혁신적인 변화를 지향했다”고 디자인 취지를 설명했다. 또 “포장박스에도 재생용지를 사용하여 환경보호와 자원재활용 등 친환경 정책에 솔선수범하는 청와대를 부각했다”고 밝혔다.
시계와 함께 공개한 다기세트를 보면, 찻잔은 흰색 바탕에 얇은 금띠가 더해진 짙은 파란색 테두리를 두른 우아한 디자인이다. 손잡이와 찻잔 아랫부분을 금색으로 덧입혔다. 찻잔의 흰 바탕에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표시가 들어가 있다. 찻잔 받침에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글자가 새겨졌다.
대통령 기념시계와 찻잔은 따로 살 수 없다. 청와대를 찾은 관람객들을 위해 여민관에 기념품점이 있지만, 이곳에서도 판매하지 않는다. 청와대 쪽은 “이번에 제작된 기념품들은 모두 판매용이 아닌, 청와대를 찾은 외빈이나 문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 참석자 등을 위한 증정용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처음 기념시계를 받은 손님들은 지난 6월15일 청와대를 찾았던 보훈가족이다. 청와대는 원래 행사 당시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에게 기념시계를 선물하려 했으나 제작 일정 때문에 여의치 못했고, 9일 국가보훈처를 통해 개별적으로 시계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관례적으로 기념시계를 만들어왔다. 역대 대통령들의 기념시계는 대통령마다 조금씩 시계의 모양에 차이가 있고, 시계판 뒷면에 새기는 문구도 달랐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처음으로 숫자판에 숫자를 새겨넣었다. 김영삼 대통령 명의의 시계 뒷면에는 평소 즐겨 쓰던 말인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줄을 금속으로 제작했으며,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를 시계 뒷면에 새겼다. 푸른색 로마자로 숫자판을 표시한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시계판 뒷면엔, 문구가 아니라 이명박·김윤옥 부부의 친필서명이 들어가기도 했다.
누구에게 시계를 주는가도 상징성을 띈다. 박정희 대통령 때 처음 기념시계를 받은 손님들은 새마을운동을 주도한 사람들이었다. 전두환 대통령 때는 88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을 초청해 기념시계를 증정했다. 글·사진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10일 청와대가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새겨진 기념시계.
10일 청와대가 공개한 다기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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