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일 만에 두 번째 ‘각본없는’ 기자회견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예우상’ 직접 발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을 직접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청와대 춘추관 마이크 앞에 섰다. 김이수 헌법재판관의 헌법재판소장 지명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취임일인 지난 10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등을 발표한 이후 9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지명을 직접 발표한 데 대해 “헌법기관장인 헌법재판소장에 대한 인사여서 제가 예우상 직접 기자실에서 브리핑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은 바로 끝나는 듯했지만 문 대통령이 “혹시 질문 있으시냐”고 묻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기자들과의 ‘돌발적 질의·응답’이 시작됐다. 대통령 회견에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오늘 대통령과 일문일답은 없다”고 공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를 받을 경우 헌법재판관의 잔여임기 문제를 묻는 질문에 “논란이 있는 사안”이라며 “국회에서 입법적으로 정리해주길 바란다. 저는 일단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잔여임기 동안 재판소장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저하지 않고 답했다. 오전에 발표된 검찰 인선 배경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 3개의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은 뒤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춘추관을 떠났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대국민 담화 때 기자들로부터 질문받기를 꺼렸던 것과 대비된다. 박 전 대통령은 질의를 받을 때마저도 사전에 질문 내용과 순서를 기자단과 조율하는 ‘각본 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승준 윤형중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