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통화 “과거 직시” 재논의 압박
시진핑과는 “사드 소통 희망”
홍석현·박병석·문희상·송영길
미·중·일·러 특사로 내정한듯
시진핑과는 “사드 소통 희망”
홍석현·박병석·문희상·송영길
미·중·일·러 특사로 내정한듯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그 합의(위안부 문제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런 국민들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졸속·굴종 논란을 빚으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명시적으로 재협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국민의 요구를 고려해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간 통화는 이날 오후 3시35분부터 25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통화에서 “양국이 성숙한 협력관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과거사 문제 등 여러 현안이 장애가 되지 않게 역사를 직시하면서 이런 과제들을 진지하게 다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합의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한 기반으로 착실히 이행해 나가길 기대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하지만 <엔에이치케이>(NHK)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서 “책임을 가지고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해, 위안부 문제 합의 재협상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40여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북핵 문제 등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모든 당사국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한반도 비핵화가 양국 공동의 목표라는 점에 합의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특히 양국 간 첨예한 쟁점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서로 이해를 높여가면서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시 주석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한 양국 수교의 초심을 명심해, 서로의 중대한 관심 및 정당한 이익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 ‘구동화이’(같은 것을 추구하되 다른 것은 화해하다) 하도록 노력하고, 적절히 이견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른 시일 안에 상호 특사를 교환하기로 했고, 문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사드 및 북핵 문제를 논의할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밤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해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4강에 파견할 특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특사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제이티비시 회장이, 중국은 박병석, 일본은 문희상, 러시아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거론되고 있다.
최혜정 기자, 베이징 도쿄/김외현 조기원 특파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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