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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그 정도 수위 안돼”…‘안심번호 공천’ 비판 지시

등록 2015-09-30 19:48수정 2015-09-30 21:09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동행한 기자단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동행한 기자단과 이야기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민경욱 대변인 애초 “언급 않겠다”
3시간 뒤 청 고위급 나서 “우려”
역선택 등 문제점 꼼꼼히 지적
30일 오전 11시40분께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 브리핑을 자청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한가위 회동’에서 합의한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에 대해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직접 설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안심번호 공천제의 문제점을 △역선택·민심왜곡 우려 △조직선거 우려 △세금낭비 비난 우려 △전화-현장투표 괴리 △졸속합의 우려 등으로 정리해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듯 관련 내용을 에이포(A4) 문서 서너장으로 정리해, 브리핑 도중 간간히 참고하며 꼼꼼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는 앞서 오전 8시10분께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안심번호 공천제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치권에서 논의중인 사항에 대해서 청와대가 언급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것과는 차이가 크다. 민 대변인은 이 고위관계자의 직속 지휘선상 아래 있다. 3시간30분 만에 청와대 태도가 ‘소극적 지켜보기’에서 ‘적극적 비판’으로 돌변했다.

청와대의 이런 태도 급선회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전 5시께 귀국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안심번호에 대한 ‘원론적 수준’의 브리핑 내용을 보고받은 뒤 “그 정도 수위로는 안된다”며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직접 브리핑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정치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며 “자칫 공천제도가 왜곡될 수 있는데 청와대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선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외교일정을 수행하고 있는 와중에 김무성 대표가 국내에서 ‘자기정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통령이 ‘외치’에 힘쓰는 사이에, 논의 없이 야당 대표와 안심번호 공천제에 합의한 것에 대해 상당히 격앙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안에서 (대통령을) 뒷받침하지는 못할 망정, 논란이 되는 사안을 굳이 부산에까지 가서 합의한 것은 문제”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내년 총선에서 대구·경북 지역 ‘전략공천’을 통해 레임덕을 최소화하려는 박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김 대표가 정면으로 맞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청와대가 부정적인가’라는 질문에 “고민하거나 생각하면 알겠지만 (이 자리에서) 다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불편한 시각을 드러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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