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한 호텔에서 열린 K팝과 함께하는 한·브라질 패션쇼를 지켜보며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화행사 참석을 끝으로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2015.4.26(상파울루=연합뉴스)
난제들 탓인지 고열과 복통으로 순방 기간 내내 몸살
후임 총리 인선 4·29 재보선 결과 지켜보고 단행할 듯
도덕성·중량감 갖춘 인사 물색…선택지 많지 않아 고민
후임 총리 인선 4·29 재보선 결과 지켜보고 단행할 듯
도덕성·중량감 갖춘 인사 물색…선택지 많지 않아 고민
브라질에서 중남미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시각 26일 새벽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출발해 27일 아침 성남서울공항에 도착한다. 청와대는 취임 뒤 최장기(9박12일) 일정의 순방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지만, 대통령 순방 기간 동안 국내 정국은 악재가 꼬리를 무는 혼란 그 자체였다. 세월호 1주기 당일 출국 논란을 시작으로, 정권 핵심부를 겨냥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이 매일 새롭게 제기됐고 이완구 국무총리 사의 표명 등에 따른 국정 공백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귀국한 박 대통령 앞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난제가 쌓여있는 셈이다. 수많은 난제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편도선이 부어 고열과 복통 때문에 순방 기간 내내 몸살을 앓았다.
박 대통령은 당장 이완구 국무총리 사표 수리와 이에 따른 후임 총리 인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도착 당일인 27일에 당장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더라도 재보선이 있는 29일 전에는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후임 총리 인선은 29일 재보선 결과를 지켜본 뒤 단행할 예정이다. 후임 총리 인선은 다소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고질적인 인물난이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데다, 사전 검증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청와대는 앞선 이완구 총리처럼 후보자가 도덕성 시비에 시달리는 상황을 극도로 의식하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전방위 검찰 수사를 포함한 사회분야 전반에 대한 사정드라이브를 통해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후임 총리마저 또 도덕성이 문제가 되면 정권 차원의 치명적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구설수에 오를 수 있는 인물은 아예 후보군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일단 총리 후보로 중량감과 도덕성을 갖춘 인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데다 과거 총리 인선 때도 드러났듯이 박 대통령이 믿고 맡길 만한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볼 때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참신하고 파격적인 인물을 발탁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여권과 청와대 안팎에선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할 경우 이미 청문회를 통해 검증을 거친 ‘친박근혜계’ 행정부 인사를 발탁하고, 발탁된 인사의 빈자리를 곧바로 채우는 원포인트 개각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나 황우여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황찬현 감사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전방위 사정드라이브 통해
‘혼란 정국’ 정면 돌파 계획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비서진 교체 가능성 적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진 교체 또는 개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검찰 수사 등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진퇴를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성완종 리스트’를 초래한 사정 드라이브를 기획한 것으로 지목을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 역시 향후 이어질 박 대통령의 사정드라이브를 뒷받침할 핵심 참모라는 점에서 오히려 입지가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번 중남미 4개국 순방 기간 동안 고열과 복통 때문에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소화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5일(이하 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편도선이 붓고, 복통에 열이 많이 와서 거의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으면서 강행군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콜롬비아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 때도 기침을 몇 차례 하다가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파울루/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집권 2년 남짓 만에 네 차례나 총리 및 총리 후보자가 낙마했으나, 총리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매번 ‘남 탓’ ‘제도 탓’만 해왔다. 박 대통령이 지난 2월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행사장을 함께 나서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혼란 정국’ 정면 돌파 계획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비서진 교체 가능성 적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 비서진 교체 또는 개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의 경우 검찰 수사 등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진퇴를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게 청와대 내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성완종 리스트’를 초래한 사정 드라이브를 기획한 것으로 지목을 받고 있는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 역시 향후 이어질 박 대통령의 사정드라이브를 뒷받침할 핵심 참모라는 점에서 오히려 입지가 강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번 중남미 4개국 순방 기간 동안 고열과 복통 때문에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일정을 소화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5일(이하 현지시각)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이 순방 기간 편도선이 붓고, 복통에 열이 많이 와서 거의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으면서 강행군을 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콜롬비아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 때도 기침을 몇 차례 하다가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상파울루/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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