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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이완구 거취 “다녀와서 결정하겠다”

등록 2015-04-16 20:46수정 2015-04-16 20:50

<b>분향소 폐쇄…돌아서는 대통령</b>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낮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있는 분향소를 방문했으나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위와 관련한 정부 조처 등에 항의하며 임시 폐쇄해, 분향소 앞에서 돌아서고 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남미 순방을 떠났다. 진도/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분향소 폐쇄…돌아서는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낮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있는 분향소를 방문했으나 유가족들이 세월호 특위와 관련한 정부 조처 등에 항의하며 임시 폐쇄해, 분향소 앞에서 돌아서고 있다. 박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남미 순방을 떠났다. 진도/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팽목항 갔지만 유족 만남 거부
“빠른 시일내 선체 인양할 것”

새누리 대표와 긴급 단독회동
총리 거취 결단 못내리고
예정대로 중남미 순방길 올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선체 인양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에서 유족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박 대통령의 방문 소식을 접한 가족들이 참사 이후 보여준 박 대통령의 그간의 행보와 세월호 특위를 둘러싼 정부의 조처 등에 항의하며 현지 분향소를 임시 폐쇄하고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폐쇄된 분향소 문 앞에 놓인 실종자 9명의 사진과 실종자 가족들의 임시 숙소 등을 둘러보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애초 40분으로 예정됐던 팽목항 방문 일정은 20분 만에 끝났다.

박 대통령은 이날 팽목항 방파제 중간에 서서 세월호 선체 인양에 착수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사고 해역에 9명의 실종자가 있고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갈 것”이라며 “저는 이제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지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어 출국 직전 출발시간까지 늦춰가며 오후 3시30분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급히 회동을 했으나,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한 결정은 미루고 국정운영에 대한 협조만을 당부하는 데 그쳤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김무성 대표가 전한 이 총리 거취와 관련된 당 내외의 다양한 의견을 접하고,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김 대표가 전했다. 이는 김 대표가 자진사퇴나 해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음에도 박 대통령이 순방 뒤까지 결론을 미루겠다고 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은 애초 예정보다 3시간30분 늦은 오후 5시30분께 출국했고, 첫 방문지인 콜롬비아 현지 환영 행사는 취소됐다. 여당 대표와의 독대를 이유로 박 대통령이 출국을 연기한 것은 역설적으로 박 대통령의 세월호 1주기 당일 출국이 절박한 게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날 청와대가 준비한 박 대통령의 추모 일정 역시 박 대통령과 정부가 공들여 준비했다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청와대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가장 진정성 있게 유가족을 위로하는 행보가 무엇일지 다양한 형태의 추모 행사들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은 희생자·실종자 가족을 만나지도 못했고, 1주기를 앞두고 유족들을 설득하려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의 세월호 1주기 추모 방법에 대해 전날 저녁까지도 행선지를 최종 확정하지 못하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대통령 외부 일정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기자단 등 언론에 미리 공지되지만, 박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 일정은 이날 아침에야 통보됐다.

내각의 대응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이완구 총리는 애초 참석 예정이었던 ‘국민안전 다짐대회’에 가지 않고 예정에 없이 이날 오전 불쑥 안산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의 항의로 분향하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신설된 국민안전처는 경찰과 군인, 소방관, 공무원 등을 불러 모아 서울 코엑스에서 25분짜리 ‘국민안전 다짐대회’라는 행사를 열었지만, 식순에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추모 순서는 없었다. 내각 장관들은 이날 공식적인 추모 행사 없이 세월호 1주기를 보낸 것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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