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 중앙동 문화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동안 유권자들이 태극기를 든 채 지켜보고 있다.
원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 PK·경기서 격차 벌려…문, 서울·2030 발판 맹추격
역대 최고 초박빙 승부 예고
문, 서울서 11%p 차 앞서…충청권 46% 지지 약진
박, PK 22%p-경·인 12%p 우세…추격 저지선 역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3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동안 유권자들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진을 찍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과 20·30대 문재인 지지층의 맹추격’
<한겨레>가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는 마지막 조사일인 12일 진행한 여론조사의 핵심은 이렇게 압축된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45.4%,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43.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격차는 2.0%포인트다. 지난 7~8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 46.0%, 문 후보 41.7%를 기록한 바 있다. 이때의 격차는 4.3%포인트였다. 격차가 크게 좁혀진 셈이다. 오차범위(±3.1%포인트) 이내이긴 하지만, 박 후보가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문 후보가 꾸준히 따라붙고 있는 모양새다. ‘모름 또는 무응답’층은 8.8%로, 7~8일 조사 때의 10.5%보다 약간 줄었다.
문재인 후보는 20~30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고루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는 흐름이 엿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20대와 30대의 지지율이 각각 52.5%와 60.9%를 기록했다. 7~8일 조사 결과(50.6%, 57.2%)보다 2~3%포인트씩 올랐다. 40~50대에선 거의 변동이 없었다. 다만 문 후보는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25.3%를 얻어, 7~8일 조사 때인 18.8%보다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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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으로 보면, 문재인 후보는 경기·인천과 부산·울산·경남 지역 등 두 곳을 빼고 나머지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율이 올라갔다. 서울에선 7~8일 조사에서 46.2%를 얻었는데, 이번엔 49.5%였다. 두 후보 격차는 4.7%포인트에서 11.0%포인트로 늘었다. 대전·충청 35.6%→46.6%, 대구·경북 19.9%→25.4%, 강원·제주 27.1%→30.5%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문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대전·충청 지역에서 약진한 것과 박근혜 후보의 기반인 대구·경북에서도 20%대에 진입한 대목이 눈에 띈다.
반대로 박근혜 후보는 경기·인천에서 51.2%를 얻어, 문 후보와의 격차를 7.3%포인트에서 12.1%포인트로 늘렸다. 문재인 후보의 지역구가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53.4%를 기록해, 7~8일 조사의 49.2%보다 상승했다. 피케이 지역에서 격차는 9.3%포인트에서 20.2%포인트로 늘었다. 박 후보 입장에선 이 두 지역에서 득점해 나머지 손해를 보충한 셈이다.
문 후보의 고른 상승세는 중도 성향의 유권자와 안철수 전 대선 후보 지지층에서 지지율이 올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스스로 중도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47.5%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는데, 7~8일 조사에선 44.9%였다. 안철수 지지층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율도 56.5%에서 64.8%로 크게 올랐다. 안철수 전 후보가 공동 유세 등을 통해 문재인 후보를 지원하면서 지지층이 움직인 결과로 보인다. 안철수 지지층의 ‘모름 및 무응답’ 비율도 7~8일 조사에서 14.7%였으나 이번엔 9.6%로 줄었다.
이밖에 여성 유권자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여성 응답자 가운데 문재인 후보 지지율은 41.0%에 이르러, 7~8일 조사의 34.8%보다 6.2%포인트 올랐다. 여성들의 박근혜 후보 지지율은 50.2%에서 47.4%로 2.8%포인트 줄었다. 문재인 후보가 텔레비전 토론회 등에서 보여준 안정감 등이 득점 요인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가 전체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어 보이지만, 어느 만큼 올라갈지 장담하긴 어렵다. 이를테면 이번 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은 문재인 후보가 25.4%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부동층이 10.7%에 이르러 7~8일 조사 때의 5.8%보다 늘어났다. 부산·울산·경남의 부동층도 12.8%에 이르러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들 ‘신 부동층’이 결국 예전의 관성에 따라 투표장에 들어가선 여당 후보를 찍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지난 주말 두 후보의 5%포인트 격차가 2~3%포인트 격차로 줄어들었다. 격차가 좁혀지는 추세라 이번 대선은 역대 최고의 초박빙 접전이 될 수 있다. 세대별 투표율이 승패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관련영상] <한귀영의 1 2 3 4 #9>“문재인, 주말 역전 가능성 있다”<한겨레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