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씨 개인문건” 못박고 파문 차단
이명박 대통령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의 지원관실 문건이 발견됐지만, 청와대 쪽은 “대통령 직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문건의 신빙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6일 “청와대 내부는 대통령께 ‘직보’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일도 없었고, 그럴 구조도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전직 청와대 관계자들은 몇몇 핵심 비서관의 경우 이 대통령에게 간혹 직보를 했다고 전한다.
진경락(45·구속) 지원관실 과장이 2008년 8월 작성한 문서를 보면, 보고 라인과 관련해 “브이아이피(VIP) 보고는 ‘공직윤리지원관 → 비에이치(BH) 비선 → 브이아이피(또는 대통령 실장)’로 하고”라는 대목이 적시돼 있다. 여기서 ‘브이아이피’는 이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이고, ‘비에이치’는 청와대를 뜻한다. 이 대통령이 중요 정보를 직접 보고받았다고 명시된 셈이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진 과장이 개인적으로 작성한 문서에 불과하다”며 “혹시 그럴 의도가 있었더라도 구상 차원에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일각에선 ‘정말 그랬을지 모른다’는 수군거림이 없지 않다. 지원관실이 활동을 벌일 당시 이와 연결되는 위치에 있던 임태희 대통령실장,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모두 현직을 떠난 상태다. 따라서 지금의 청와대 참모진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문건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만 생각하면 머리카락이 쭈뼛하게 선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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