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팬클럽인 ‘반딧불이 중앙본부’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올린 글. 반딧불이 중앙본부 네이버 밴드 갈무리
동성애 혐오 발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종북좌파’ ‘김일성 수령주의’라고 비난하며 색깔론을 펼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김 비서관은 과거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팬클럽 회장을 맡으며 지지자들의 커뮤니티인 ‘반딧불이 중앙본부’에서 네이버 밴드를 운영했다. 그는 대선을 넉달 앞둔 지난해 11월 말 “종북화, 조폭 카르텔화 된 문재인·이재명 집단으로부터 자랑스런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을 탈취해와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이 밴드에 게재했다.
이 글에서 그는 “이재명 세력은 조폭 공산주의 집단이다. 이석기의 경기 동부, 한총련, 심지어 중부지역당 간첩 출신과 간첩들까지 포진된 전형적인 종북 주사파 집단”이라고 했다. 또 이들이 통합진보당 쪽 세력이라고 주장하며 “갖은 방법을 동원해 민주노동당을 말아먹고 통진당(통합진보당)을 세웠으며, 통진당이 해산되자 이재명을 앞세워 민주당을 말아먹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 대장동 게이트를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적었다.
김 비서관은 2020년 12월에 밴드에 쓴 글에서도 문 전 대통령을 ‘김일성’에 빗대는 색깔론을 펼쳤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관련한 글에서 “문재인의 ‘국뽕 주의’는 김일성주의의 아류작”이라며 “우리를 지상낙원에 살도록 인도해주신 어버이 김일성 수령의 자리를 문재인 수령으로 대체하려 한다. 외국에서 대한민국을 추앙한다는 선동도 북한식 선전을 빼닮았다”고 밝혔다 . 이에 더해 “식민지 지배로 자존감 낮은 조선인을 반일주의라는 배타적 자존심으로 무장시키고 국뽕 한 사발을 들이키게 하면 어떤 정치적 과오도 묻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한겨레>는 김 비서관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