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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문 대통령 “다시 출마할까요” 농담 건네며 청와대 떠났다

등록 2022-05-09 20:12수정 2022-05-10 10:04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
시민들 울먹이며 아쉬워해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시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청와대를 떠났다.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과 도로 주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며, 그의 마지막 퇴근길을 아쉬워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이날 오후 6시께 청와대 본관을 출발해 정문을 통해 청와대를 나왔다. 후임자가 양해하면 전임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마지막 날 밤을 보내고 취임식 장소로 떠나며 청와대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지만,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 개방’이라는 윤석열 새 대통령 공약에 따라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나와 서울 시내 모처로 향해야 했다.

청와대 직원들은 파란색·흰색 풍선을 들고 배웅했고, 청와대를 지키는 경찰 101경비단원들도 일렬로 서서 문 대통령을 향해 마지막 거수경례를 했다. 유은혜·전해철·황희·박범계·한정애·이인영 등 현 정부의 더불어민주당 출신 장관들도 정문에서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정문을 걸어 나오자 시민들의 환호가 터졌고, 문 대통령 부부는 분수대 앞까지 걸어 나오며 시민들과 악수했다. “지난 5년 행복했습니다”,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는 손팻말을 들거나 울먹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분수대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의 함성에 “여러분 고맙습니다. 다시 출마할까요”라는 농담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상기된 표정의 문 대통령은 “마지막 퇴근을 하고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거 같아서 홀가분하다”며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저는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살아 보겠다”고 말했다. “오늘로써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났다”고 한 문 대통령은 “여러분,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물었고,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라며 웃었다. 문 대통령은 “제 아내 인사말도 한 번 듣겠다”고 했고 김정숙 여사는 “대통령과 함께 마음 졸이며 우리 한국 발전을 만들어가는 여러분과 함께 있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지키는 경찰 101경비단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지키는 경찰 101경비단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퇴임 연설에서도 “과분한 사랑과 지지로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감염병 시대를 함께 극복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도, 정부도 정말 고생 많았다”는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왕치산 중국 부주석과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을 면담하는 등 마지막 날까지 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왕 부주석은 문 대통령이 한중관계 발전에 많이 기여했다며 중국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고, 시진핑 국가 주석의 각별한 안부 인사를 전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공식일정으로 왕 부주석을 만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고, 왕 부주석은 “청와대 마지막 방문자가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사저가 마련된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내려간다. 2008년 2월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마치고 고향으로 내려간 뒤 두번째 ‘귀향’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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