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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적대와 증오·분열 아닌 ‘통합’의 선거됐으면”

등록 2022-01-03 17:17수정 2022-01-04 02:33

임기 마지막해 신년사서 ’국민 통합’ 강조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 등 성과로 꼽으며
“빠른 추격자 전략 유효치 않아”…’선도국가’ 전환 방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2022년 신년 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내세운 것은 ‘국민통합’과 ‘선도국가’였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감염병 대확산(팬데믹) 속에서도 이뤄낸 경제와 문화 분야 성과를 강조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포용과 통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임기 마지막 해 신년사인 만큼 그동안의 정부 성과를 내세우며 “어느 정부든 앞선 정부의 성과가 다음 정부로 이어지며 더 크게 도약할 때, 더 나은 미래로 계속 전진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한 신년사에서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로 세상을 떠난 분들과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고, 방역·의료진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치러질 대통령 선거가 민주주의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적대와 증오와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희망을 담는 통합의 선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며, 국민의 참여가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정치의 수준을 높이는 힘”이라며 “국민들께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주시고 좋은 정치를 이끌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야 후보간 비방이 격화되며 대선이 진영간 결집투표 양상을 띄며 선거 뒤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에둘러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통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역사는 시련과 좌절을 딛고 일어선 위대한 성공의 역사였다”며 “다시 통합하고 더욱 포용하며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이해와 혜량을 국민들에게 구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 한명숙 전 총리의 복권 등에 대해 다시금 “통합”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의지를 놓고 있지 않는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아직 미완의 상태인 평화를 지속 가능한 평화로 제도화하는 노력을 임기 끝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지난해 신년사에선 “비대면의 방식으로 대화할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올해는 “기회가 된다면 마지막까지 남북관계 정상화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길을 모색할 것이며, 다음 정부에서도 대화의 노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표하는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도국가’로의 전환에도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빠른 추격자 전략’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글로벌공급망 재편과 기술경쟁, 탄소중립 시대 등에서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누구도 우리 국민이 이룬 국가적 성취를 부정하거나 폄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반복했다.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 진전”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 “한반도 상황을 어느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 “세계는 방역 모범국가 대한민국 주목” “선진국 가운데 지난 2년간 가장 높은 평균 성장률” 등으로 지난 5년 간의 임기를 뒤돌아봤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었다”고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평가했다. 그는 “임기 내내 집 가진자와 못 가진 자, 임대인과 임차인, 기업과 노동자, 심지어는 의사와 간호사마저 편 가르기로 일관했던 대통령에게 ‘통합의 선거’를 운운할 자격은 더더욱 없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도 “신년사에 불평등, 기후위기, 차별이라는 복합적 위기 속에 하루하루 고통받는 시민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공감은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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