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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상희 “여성할당제 폐지? 이준석도 ‘청년 몫’으로 입당했다”

등록 2021-06-03 05:00수정 2021-06-03 07:37

김상희 국회 첫 여성부의장 1년
“여성할당제는 여성 대표성 높이기 위한 적극적 조처”
“선수 많아야 국회의장 하나? 3선 이상 누구나 도전을”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여성으로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단의 일원이 된 김상희 부의장이 오는 5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지난 28일 국회부의장실에서 <한겨레>와 만난 그는 “안타깝고 아쉬운 게 많은 1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뒤이은 야당의 거부로 야당 몫 국회부의장이 여전히 공석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 부의장은 지난 1년간 일하는 국회법, 개정 국가정보원법, 공정경제 3법 등 중요법안 처리를 성과로 꼽았다.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강조해온 김 부의장은 여성할당제가 “저대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여성할당제 폐지’ 주장에 대해선 “청년 할당으로 들어온 분인데, 여성할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 깜짝 놀랐다”며 그를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뒤 여성의원들이 낸 성명에서 피해자를 ‘피해호소 여성’이라고 지칭한 데 대해선 “늦었지만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와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헌정 사상 첫 국회 여성 부의장에 취임한 지 1년이 됐다.
“기대에 차고 뿌듯했던 건 잠시였고, 안타깝고 아쉬운 게 많은 1년이었다. 여성 리더십이 의장단에 포함됐을 때 국회운영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국민의힘 국회부의장이 선출이 안 됐다. 상임위원장 선출은 정치적 협상을 통해 정해지는 거지만, 국회의장단 구성은 명백히 헌법에 명시돼있다. 국회가 헌법을 지키지 못했다. 의장단의 역할을 좀 더 강화하고 부의장이 전반적 국회운영과 협치에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실은 어려워져 굉장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여야가 여전히 법사위원장 선출을 가지고 갈등을 벌이면서, 야당 몫 국회부의장 선출은 어려울 거라는 시각이 크다
“답답한 게 상임위원장은 정치적 협상의 결과이고 의장단 선출은 그것과 관련이 없다. 협상과 별개로 명백하게 헌법에 명시된 사항이고 선출해야 한다. 상임위원장 분배 문제와 엮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1년간 가장 의미 있거나 기억나는 일은 무엇인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그동안 국회 활동이 상당히 제약된 게 많았다. 그런데도 중요한 법안이나 쌓여있던 민생법안을 처리하려고 애썼다. 일하는 국회법, 국가정보원법, 공정경제 3법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정기국회 때까지 1080여건 법안을 처리했고, 이는 20대 첫 정기국회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났다. 지난해 총 4차례 추경이 있었는데 그중 3건을 21대 국회에서 처리했다. 3건 모두 여야 합의 처리했는데 이 부분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본다. 또 여성 최초 부의장으로서 성 평등한 국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월 성평등국회만들기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국회 직원들이 6천여명인데 국회 내 고충상담소의 실무자가 1명밖에 없어 순기능을 하기가 어렵다. 이 부분 개선 등을 포함해 성 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 7월쯤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지난달 민주당 부동산 정책 의총에서 ‘종부세 반대’ 취지의 발언을 하셨다고 들었다
“국회직을 맡고 있어서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는데 부동산은 중대한 문제고 걱정도 많이 돼서 발언했다. 박근혜 정부 때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를 유예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없애는 이른바 ‘부동산 3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반대토론을 세게 한 적이 있다. 우리가 다시 정권을 잡고 부동산 투기가 벌어지지 않게 단도리를 잘해야 했는데 그걸 잘 못 해서 항상 자책이 됐다. 결국 4·7 보궐선거에서 우리가 엄청난 심판을 받았다. 재산세가 6월부터 고지되니까 부동산특위에서 세제부터 먼저 논의를 한 거겠지만, 집값 급등해서 서민들은 절망에 빠져있는데 집값이 올라 세금 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본인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집값이 올라서 이득을 본 것은 맞고, 세금을 내는 게 공정하다고 본다. 종부세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하고, 양도소득세도 양도로 인해 큰 이득을 본 부분에 대해서는 거기에 맞게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박원순 시장 사태 뒤 여성의원들이 낸 성명서에 피해자를 ‘피해호소 여성’이라고 지칭해 비판을 받았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깊은 위로와 함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입장문의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당의 기준과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고 했지만 충분히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 의원으로서 더 예민한 감수성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대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누구보다 제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지난 20일 스페인·포르투갈 순방을 다녀왔는데 스페인의 여성 정치참여 비율이 높다고 들었다.
“스페인은 모든 정치 분야에서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었다. 의원 중 44%가 여성이고, 행정부 각료 22명 중 12명이 여성이었다. 부총리 4명도 모두 여성이었고, 하원의장도 여성이었다. 우리도 여성들의 정치참여와 관련해 획기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우리나라 정치권이 너무 올드하고 너무 남성 중심적이라는 느낌을 받고 왔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여성할당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제1야당 당 대표 후보에 관해 얘기하는 건 적절하지 않지만, 그 발언을 듣고 놀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년들의 정치참여비율이 너무 낮기 때문에 청년 할당으로 이 후보를 지난 2011년 12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외부 영입위원으로 지명하지 않았냐. 청년할당으로 국민의힘에 들어온 분인데, 여성할당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에 대해 깜짝 놀랐다. 지금 청년이나 여성이 저대표 돼 있기 때문에 할당은 특혜를 주는 게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다. 저대표된 청년, 여성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게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인데, 그걸 반대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진중권 교수가 이 문제로 이 후보와 공방을 할 때 ‘할당제는 공정하다는 게임규칙이 사실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제도인데 이준석은 이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는데, 정확한 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에서 ‘군 복무자 유공자 대우’, ‘여성 군 복무’ 주장이 나오는데 이를 어떻게 보나.
“단편적으로 여성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군 문제는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에 큰 틀에서 군 개혁이 필요하고, 그 속에서 징병제를 계속 유지할지 모병제를 할 것인지, 여성들의 참여를 어떻게 할 건지 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여성들도 군대에 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너무 협소한 차원의 불합리한 논쟁이라고 본다.”

—여성 최초 국회의장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
“국회의장 유리천장도 빠른 시일 내 깨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한편으론 선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국회의장을 꼭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에서 젊은 여성이 하원의장을 하는 것 보니까 우리도 3선 이상이 되면 누구나 리더십을 발휘해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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