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연일 김어준 때리는 국민의힘…정작 오세훈은 거리두기

등록 2021-05-02 18:06수정 2021-05-04 08:37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 재원을 지원하는 <교통방송(TBS)>과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독립법인화가 이뤄진 <교통방송>에 서울시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국민의힘이 김어준씨의 ‘방송 편향성’을 지적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한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어준 출연료·편향성 연일 때리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자료를 내어 지난해 2월 <교통방송>이 독립재단으로 전환한 직후 개정한 제작비 지급 규정이 김어준씨 출연료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소속이었을 때 <교통방송>의 최대 출연료는 110만원(사회비 60만원, 송출지급비 50만원)이었는데 독립재단 전환 뒤 이를 200만원으로 올렸다는 것이다. 또 최대 진행비를 초과해 지급하는 경로도 기존 ‘편성위원회 심의’에서 ‘대표이사 방침’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은 “규정 개정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위해 <교통방송>에 ‘개정된 조항에 따라 상한액을 초과 지급한 사례’를 요구했지만 ‘정보 제공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교통방송>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독립법인 출범 후 조직 운영에 필요한 내부 규정을 이사회를 통해 순차적으로 제정하고 정비하는 건 지극히 상식적이고 타당한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김씨를 위한 규정 정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2017년부터 4년여간 <교통방송>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의결을 받은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44건의 제재 중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법정제재 7건, 행정지도 26건 등 총 33건의 제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허은아 의원실 제공
허은아 의원실 제공

오 시장 ‘영향력 행사’ 현실적으로 불가능…국민의힘과 역할 분담

4·7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교통방송>과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향한 서울시의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오 시장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지적했고,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후보들은 입을 모아 <교통방송>의 역할을 ‘교통 정보성 방송 제작’으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 시장은 취임 뒤 <교통방송> 문제에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은 적이 없다. 오 시장은 오히려 <교통방송>에 대해 “아예 보고를 받지 않고 있다”는 게 지난달 28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알려졌다. 조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많은 국민이 우리 공영방송이나 <교통방송>의 현주소, 문제점, 나아갈 방향 등을 생각하셨을 것이다. 방송의 보도가 선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히려 비판의 대상이 된 것 자체를 스스로 부끄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 방송이 중립성, 객관성을 잃어선 그 방송사로 책임이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울시 차원의 제재나 압력을 가할 계획이 없다는 얘기다.

오 시장의 이런 행보는 <교통방송>이 독립재단으로 분리된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방송 제작 시스템에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교통방송> 프로그램 편성 권한은 물론 예산이나 인사 또한 오 시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장은 <교통방송> 이사장과 대표 등을 임명하는 임원추천위원회 7명 가운데 2명을 추천할 수는 있으나, 여당 다수인 시의회(3명)와 <교통방송> 이사회(2명)가 나머지를 임명하는 구조여서 오 시장 입김을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또 시장이 재단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서울시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려고 해도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90% 이상인 서울시의회를 통과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오 시장이 프로그램 폐지나 진행자 교체를 추후 강제하게 된다면 이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방송법 4조는 방송의 자유·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누구든지 방송법이나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서는 어떠한 규제·간섭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도 오 시장은 <교통방송>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국민의힘에서는 ‘김어준 방송 편향성’을 지적하는 이중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미나 남지은 기자 mi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