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문재인 대통령과 맞짱 떠본 경험이 있습니다. 현 정권의 헌정 파괴, 법치 파괴를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입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4선 김기현 의원(울산 남을)은 자신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피해자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문재인 정권이 나를 무너뜨리려고 39차례나 영장을 신청했지만 살아남았”으니 “국민들이 내 얼굴만 봐도 문재인 정권의 헌정 파괴와 반칙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173석 슈퍼여당’과 맞설 수 있는 자신의 전투력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만난 김 의원은 최근 당내에서 불거진 ‘영남당’ 회귀 우려에 “여당이 국민의힘을 고립시키기 위해 짠 프레임”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영남 배제’는 허구의 논리”라며 우리 당이 스스로 역할을 위축시키면서 ‘영남 배제’ 논리를 반복하는 것은 이롭지 않다”고 했다. 또 국민의힘에서 분출하는 변화와 혁신 요구에 대해서는 “언제든 메기 역할을 주저하지 않았다. 개혁적 마인드로 소통과 설득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화합의 리더십이 있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야권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며 통합론도 강조하며 “통합으로 빅텐트를 치는 드라마틱한 감동 스토리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남 중진이지만 “특정 세력이나 계파에 치우쳤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없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사람”이라며 비토 세력이 없음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김 의원은 “대선을 준비할 역할을 할 수 있는 후보는 나밖에 없다”며 “재보선에서 드러난 청년들의 지지를 이어가기 위해 집값·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불공정과 반칙·특권을 철폐해 수권 정당의 비전을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원내대표가 되면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땐 협상하겠다. 무조건 싸우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여야 협상 현장을 직접 뛰었다”며 자신의 경험과 경륜을 강조했다.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는 새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을 “강도질”에 비유하며 “상식과 법에 맞도록 정상화해야 한다.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원상복구 해야 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협상 상대가 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강하면 더 금방 부러진다”고 했다. 이어 “재보선에서 심판받은 뒤에도 과거 모습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국민 정서에 맞게 접근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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