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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차별성 없는 1·2·3 후보…민주당 전당대회 사라진 세가지

등록 2021-04-26 04:59수정 2021-04-26 07:38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 송영길, 우원식 당대표 후보들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홍영표(왼쪽부터), 송영길, 우원식 당대표 후보들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선 참패 뒤 새 지도부를 뽑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다. 쇄신의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문재인 마케팅’은 자취를 감췄으며 흥행도 저조한 분위기다.

① 구호에 그친 쇄신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는 지난 19일부터 시작됐지만 인적 구성이나 제도의 과감한 혁신을 약속하는 후보는 없다. 홍영표 후보는 지난 24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 부족한 점도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 잘못했다. 고칠 것은 고치고 보완할 정책은 신속히 보완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에만 초점을 맞췄다. 송영길 후보도 “어떻게 변할 것인가. 사람을 바꿔야 한다”며 자신을 당 대표 후보로 뽑는 게 쇄신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후보는 “민주당은 민생과 균형발전을 전면에 세워 쇄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따른 무공천 규정 복원 등 재보선 참패 뒤 반성적으로 거론됐던 개선안 등은 언급이 없다.

당권 주자들의 ‘민감한 주제’ 회피는 지도수 선출 방식과도 관련이 크다. 전당대회 표심의 40%를 좌우하는 응집력 강한 권리당원의 정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쇄신 논의는 2030 초선들이 언급했던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이나 무공천 당헌·당규를 되살리는 데서 출발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걸 포함해 혁신·쇄신을 언급했다가는 당원들은 자극할 수 있으니까 최대한 그런 얘기를 뭉뚱그려 하는 것”이라며 “일단 당선되고 봐야 하니 설사 혁신안을 생각하고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② 사라진 문재인 마케팅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문재인 마케팅’이 사라진 것도 이번 전대의 특징이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후보가 앞다퉈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과시했던 지난해 8월 전대와도 온도차가 크다. 이전에는 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당을 이끌었지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누가 누굴 끌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4·7 재보선 참패 뒤 친문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친문-비문 구도가 기본이었던 계파 논쟁마저 꺼리며, 오히려 ‘계파가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송영길 후보는 25일 민주당 산하 세계한인민주회의가 주관한 온라인 연설회에서 “저는 특정한 계파에 속하지 않고 민주당 전체를 통합할 수 있는 정치활동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 후보는 “홍영표 의원은 (친문 의원 모임인) ‘부엉이 모임’ 지지를 받고, 우원식 의원은 민평련이라는 당내 모임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두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두 후보는 “있지도 않은 계파로 상대방을 덧씌우는 분열주의가 송 후보의 선거 기조인가”(우원식), “민주당에 계파 구분은 없다”(홍영표)며 발끈했다.

③ 저조한 흥행

코로나19 탓에 지역 순회 합동연설회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장에서 전대 분위기가 달아오를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당권 경쟁의 차별성도 없어 관심은 떨어지고 저조한 흥행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16일 새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인적 쇄신론’마저 주춤한 상황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의원은 “민주당 새 지도부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모여야 하는데 현재 후보들 면면이나 내용을 보면 차별점이 없는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며 “보궐선거 패배 뒤 민주당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6일 강원과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와 수도권 합동토론회를 끝으로 후보들의 공식 연설회·토론회 일정은 마무리되며 오는 28일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온라인 투표가 시작된다. 전당대회 날인 다음달 2일에는 국민 여론조사까지 합산한 개표 결과가 집계돼 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게 된다.

서영지 심우삼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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