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20~30대 초선 의원들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내기 전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이자 20∼30대 의원인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 5명은 9일 입장문을 내 “민주당 참패 원인은 저희들을 포함한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초선 의원들이 당내 현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패배 뒤 뒤늦은 반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번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이 우리 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당헌, 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으며,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들은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검찰개혁은 종전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다”며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한다”고 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정부 여당 인사들의 재산 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 왔음을 인정한다”며 “분노하셨을 국민께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의원들은 “민주화를 이루어 낸 국민의 위대함은 민주당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잊은 건 아닌지 아프게 성찰한다”고 했다.
2030 의원들은 자신들이 청년 문제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점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들은 “청년 없는 청년 정책을 펼치고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온 것도 청년들을 낙심하게 만들었다”며 “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산 소위 ‘인국공’(인천국제공항) 문제 역시 청년층이 분노하는 이유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그분들께 가르치려고 한 오만함이 청년들과 민주당의 소통을 단절시킨 한 원인이었다고 아프게 자평한다”고 했다.
한편, 이들 의원들은 일부 의원들이 재보궐 선거 참패 원인을 야당과 언론, 국민, 청년들의 탓으로 돌리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번 재보궐선거의 참패 원인을 야당 탓, 언론 탓, 국민 탓, 청년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표로 심판 받고도 자성 없이 국민과 언론을 탓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지금은 오로지 우리의 말과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2030 의원들은 “바뀌어야 할 당의 관행과 기득권 구조, 국민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오만과 독선, 국민 설득 없이 추진되는 정책들에 대해 더 이상 눈 감거나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