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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4연패 늪’ 빠져나온 국민의힘, 부푼 ‘대선’ 기대감

등록 2021-04-08 01:29수정 2021-04-08 02:11

오세훈, 김종인 등과 손 꼭 잡아
당 고무된 분위기 속 내부 경계론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 2, 1. 와~ 오세훈!”

7일 저녁 8시15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모여든 의원과 당직자들은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당선이 유력하다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일제히 환호했다. 상기된 채 열광하는 의원들과는 달리 오 후보는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59%(오세훈) 대 37.7%(박영선)라는 압도적인 승리 예측에도 오 후보는 “당선이 확인된 게 아니라 출구조사 결과”라며 “기대감을 갖고 (개표를) 지켜볼 수 있도록 해준 유권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머리 숙여 인사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까지 전국 선거에서 4연패를 기록했던 국민의힘은 ‘대선 전초전’으로 불린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국민의힘은 보궐선거의 책임이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을 계기로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펴 집값 폭등에 따른 자산 격차 심화에 분노한 중도층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일단 태극기 부대와 함께하던 ‘수구·보수 정당’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탈색하는 데 성공하면서 11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온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론을 전면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성추행과 부동산 대란 등 여당발 악재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는 만큼 승리에 취해선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잘했다기보다는 민주당이 실정을 해서 국민을 실망시킨 것이 이번 선거의 결과로 나타난 것 아니겠나”라며 “이럴수록 민의를 정말 겸허하게 새겨서 혁신하고 개혁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도 “선거 막판 여당이 이번 선거를 ‘생태탕 선거’로 희화화시킨 것이 패착이 아니겠나. 여당이 선거를 못 치러도 너무 못 치렀다”며 “다만 야당이 어느 때보다 단합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의 분위기가 내년 대선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중도층을 국민의힘에 확실히 묶어 세울 수 있도록 당의 체질 개선 등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강하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번 승리는 1 대 0이 아닌 4 대 1의 의미가 크다.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네번의 연이은 선거 패배의 기억이 당에 쓰라리게 남아 있다”며 “대선 전략도 중요하지만, 당선 이후 바로 쇄신의 노력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언제 또 국민으로부터 철퇴를 맞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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