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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당 참패, 무섭게 돌아선 민심

등록 2021-04-08 00:26수정 2021-04-08 07:11

서울·부산시장 오세훈·박형준 압승
국민의힘, 대선 1년앞 여권견제 ‘동력’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7재보선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며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의 압승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4·7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김영춘 후보를 큰 표차로 눌렀다. 민주당의 ‘검증 공세’와 막판 읍소도 정권심판론 앞에선 힘을 쓰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2016년 20대 총선 이래 ‘전국선거 4연패’의 흐름을 끊고 대선을 1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지지층 재건과 여권 견제의 동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8일 새벽 1시 기준 서울시장 선거(개표율 75.0%)에서 오세훈 후보는 57.3% 지지를 얻어 박영선 후보(39.5%)를 17.8%포인트 앞섰다. 개표율 96.7%인 부산시장의 경우 박형준 후보는 62.9%를 얻어 김영춘 후보(34.2%)와 28.7%포인트 차이가 났다. 앞서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59%를 얻어 박 후보(37.7%)를 21.3%포인트 앞섰다. 박형준 후보는 64%를 얻어 김영춘 후보(33%)를 거의 두배 차이로 앞섰다.

이날 개표 결과와 출구조사, 그리고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그리 다르지 않다. 지난달 30~31일 <한겨레>와 케이스탯리서치가 서울시민 1012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는 54.4%, 박 후보는 33.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오 후보와 박 후보의 격차는 15~20%포인트 정도 벌어진 바 있다. 부산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김 후보에게 줄곧 20%포인트 가량 앞서가는 흐름을 유지했다. 부동산 정책 실패와 혼선으로 누적된 불만에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이 겹치며 여권에서 돌아선 민심이 끝내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범여권 180석’의 압승을 거둔 지 불과 1년 만에 유권자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자, 민주당은 혼란과 충격에 빠졌다. 특히 1년도 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당·정·청 쇄신과 새로운 리더십 구축 작업, 정책 역량 강화 등의 숙제를 안게 됐다. 2011년 당시 오세훈 시장의 중도 사퇴로 10년 동안 민주당에 서울을 넘겼던 국민의힘은 ‘수도 탈환’을 회생의 발판 삼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정계 개편과 기반 다지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이 확실해진 이날 밤 자정께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오 후보는 “가슴을 짓누르는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며 “이 위중한 시기에 저에게 다시 일할 기회를 주신 것은 산적한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 내에 하나씩 해결해서 고통 속에 계신 많은 서울시민을 보듬으라는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밤 입장문을 내어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선거로 나타난 민심을 새기며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보궐선거 투표율은 저녁 8시 최종 55.5%로 잠정 집계됐다. 서울은 58.2%, 부산 52.7%였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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