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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주당 지도부 총사퇴 불가피…선거 지휘 이낙연 입지 ‘흔들’

등록 2021-04-07 23:48수정 2021-04-08 02:14

심야 긴급 최고위 열어 수습책 논의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가운데)과 당직자들이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본 뒤 자리를 뜨려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가운데)과 당직자들이 7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본 뒤 자리를 뜨려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0%포인트 이상의 큰 격차로 참패한 결과가 공개되자, 민주당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4·15 총선의 압도적 승리가 불과 1년 만에 ‘정권 심판’이라는 결과로 되돌아오면서, 민주당 안에선 강경 기조를 이끌어온 주류 책임론과 함께 쇄신 요구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밤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수습책을 논의했다.

이날 저녁 8시15분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순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개표상황실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미동도 없이 텔레비전 화면만 응시할 뿐이었다. 지지층 결집을 통한 막판 역전극을 기대했지만 출구조사에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가 두자릿수의 큰 격차로 완패할 것으로 예측되자, 말을 잇지 못한 채 한숨만 내쉬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내에선 당장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당 지도부를 향한 책임론이 불거지는 모양새다. ‘정권 심판론’이 거센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에 지분이 큰 이 선대위원장이 선거에 전면 등장한 것 자체가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 대세론이 꺾인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문제였다”고 짚었다.

‘이낙연 대표 체제’의 전략 부재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크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여당의 힘은 강해졌는데 이 전 대표가 아무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지도부가 허약하니 초·재선 그룹에 휘둘리며 민심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장 지도부 사퇴 요구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소속 광역단체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무공천’ 주장을 뚫고 당헌 개정을 주도해 후보를 낸 이 위원장과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거세질 전망이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럴 때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 질서 있게 퇴각해 당내 자원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지난 과정을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은 직무대행 체제로 다음달 9일 열리는 전당대회까지 당을 끌고 갈지, 아니면 지도부가 총사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전면 쇄신에 돌입할지 갈림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밤 10시께 소집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를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8일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된 화상 의원총회에서 수습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내일 오전 의총까지 논의를 마쳐야 당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해, 내년 대선 승리를 목표로 당의 체제를 전환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당내 유력한 차기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중심으로 권력 지형이 재편될지도 주목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참패로 민주당 리더십에 공백이 생겼고,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 누수도 본격화할 것”이라며 “당의 진로를 둘러싼 대토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차기 유력 주자들의 입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노현웅 노지원 서영지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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