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국회에서 투표독려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국민의힘에 완패하면서, 선거운동 전반을 지휘해온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반전을 모색해온 이 위원장의 ‘대선 가도’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는 전날 “3%포인트 내외 박빙 승부를 예측해왔는데,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지만, 민주당의 ‘숨은 표’가 투표장으로 나올 것이라던 그의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최근 대선 지지율에서 고전하던 이 위원장에게 이번 선거는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였다. 당내 유력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보선을 승리로 이끌 경우 자신의 경쟁력을 대내외에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9일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직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서울·부산을 분주히 오가며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또 애초 이번 보선에 민주당이 후보를 낸 것 역시 이 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 소속 전 서울·부산시장의 성비위 파문 탓에 치러졌다. 당시 대표이던 이 위원장은 당 안팎의 무공천 주장에 대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를 내세우며 당헌 개정을 주도해 후보를 냈다. 하지만 이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투기 의혹,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 등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면서 이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 역시 점차 좁아졌다.
당내에선 문재인 정부에 적잖은 지분이 있는 이 위원장이 선거에 전면 등장한 것 자체가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는 “당 지지율이 하락세인 상황에 대세론이 꺾인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 것 자체가 전략적으로 문제였다”고 짚었다. 정권심판론이 거세게 불어온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첫 국무총리와 집권 여당 대표를 지낸 이 위원장이 근본적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난 총선 이후 여당의 힘은 강해졌는데, 이 전 대표가 아무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 내부에서 쇄신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다음달 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앞서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의 대선주자로서 입지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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