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 유세 마지막 날인 6일 서울 강북구 수유역 인근에서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강 구도로 치러진 가운데 허경영 국민혁명당 후보가 3위를 달리고 있다. 8일 새벽 1시 기준(개표율 76.8%) 허 후보는 1.04%를 얻어 9명의 소수정당·무소속 후보들 중 유일하게 1% 득표율을 돌파했다.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가 0.65%로 그 뒤를 쫓고 있고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0.44%), 무소속 신지예 후보(0.35%), 진보당 송명숙 후보(0.23%), 민생당 이수봉 후보(0.22%), 미래당 오태양 후보(0.12%) 차례다.
허 후보는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하는 등 선거 때마다 독특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번에도 그는 “기본소득은 국민을 거지 취급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매월 20만원의 시민배당금, 비혼자에게 연애수당 20만원을 주는 연애공영제, 출산수당 3천만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사실상의 기본소득 공약이었다. 허 후보는 재원 마련을 위해 서울시 기존 예산을 70%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허 후보에게 향한 민심은 거대 양당에 대한 실망과 정치 허무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한겨레>가 만난 40대 유권자는 “여야 둘 다 도둑 같고 세금 낭비도 너무 심하다. 최근 10여년 정치판을 보니 둘 다 똑같다. 허경영 후보 공약이 거짓말 같지만, 아직 허경영 후보에게는 안 당해봤다”며 허 후보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여론조사에서 꾸준한 3위를 유지하던 허 후보는 이번 선거 내내 “박영선·오세훈 후보와 함께 티브이 토론에 초청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토론회에 초청되려면 △5석 이상의 의원을 가진 정당의 후보자 △직전 선거에서 3% 이상의 득표를 얻은 정당의 후보자 △최근 4년 이내 해당 선거구에서 실시한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한 후보자 △언론기관이 실시해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 평균 지지율 5% 이상인 후보자 가운데 하나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허 후보는 해당 사항이 없다.
한편 박영선·오세훈 후보가 아닌 ‘제3의 후보’를 향한 20대 이하 여성 유권자의 표심의 향방도 관심거리다. 7일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를 보면, ‘20대 이하 여성’은 박영선·오세훈 후보가 아닌 ‘기타 후보’에게 15.1%의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출구조사는 입소스주식회사·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3개 조사기관이 참여해 아침 6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 50개, 부산 30개 투표소에서 1만5753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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