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백병원 앞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비강남 지역 공략에 집중한 오 후보는 이날도 과거 열세지역을 훑으며 막판 표심잡기에 나섰다.
오전 8시, 오 후보는 지난해 총선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 지역(광진을)에서 출근하는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하며 아침을 열었다. 오 후보는 “지난해 이맘때 이곳에서 여러분을 뵙고 다 함께 광진구의 발전을 기약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 기회가 오고 있다. 광진구가 그동안 많이 정체돼 있었는데 제가 한번 해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후보는 이날도 강북권 9개 구를 돌면서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중랑·노원·강북·성북·종로·은평·서대문구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곳이다. 오 후보는 강북구 수유사거리, 성북구 정릉 등에선 골목을 누비는 ‘순회 유세’도 했다.
오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동남권 지역보다 비강남 지역에 더 큰 공을 들였다. 지난달 25일 첫 선거운동을 성동구 군자차량기지에서 시작한 뒤 은평·서대문·중·동대문·중랑구를 거치는 ‘브이(V)자 동선’을 그리며 ‘강남·북 격차 해소’ ‘강북 지역 개발’ 등을 강조했고,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이 경로를 돌며 약세 지역에서 ‘산토끼’ 잡기에 힘을 쏟았다. 그가 지난 2주간 가장 자주 찾은 지역은 강북·광진·종로구(각 4회씩)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강남·서초·용산구에서 별도의 유세를 하며 ‘집토끼 단속’에 주력했다.
국민의힘은 마지막 날 유세의 열쇳말로 ‘청년’을 택했다. 오 후보는 이날 자양사거리 유세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느껴지는 청년들의 지지와 성원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걸 느낀다. 그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저에겐 두렵고 무겁게 느껴진다. 정말 일을 잘해서 보답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 상계백병원사거리 유세에서는 “청년들이 눈뜨기 시작했다. 분노하기 시작했다. 결코 국민의힘을 좋아해서도 아니고 저 오세훈이 잘나서도 아니다”라며 “한번 기회를 줘보겠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심장 서울이 다시 뛸 수 있도록 열심히 뼈가 가루가 되도록 뛰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까지 나선 지원유세의 종착점으로도 젊음의 상징인 서대문구 신촌을 택했다. 이번 선거의 승패가 ‘분노하는 2030 세대가 얼마나 투표장에 나오는지’에 달려있다고 본 것이다. 신촌역 앞 마지막 유세에는 김 위원장과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야권 단일화를 통해 출마를 접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오 후보와 함께 손을 맞잡고 힘을 보탰다. 오 후보는 “2030 청년이 지지연설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며 “이 무거운 책임감으로 내일 반드시 당선돼 여러분께 보답드리겠다”고 했다.
오 후보의 마지막 일정 장소는 밤 9시 중구 남평화상가였다. 패션 전문 도매시장인 이곳은 한때 ‘동대문 패션 메카’로 불렸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반 토막 난 곳이다. 오 후보는 “시민이 잠들 무렵부터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현장을 찾아 시민들을 뵙는다는 의미”라며 “구석구석 민생을 살뜰히 돌보며 어렵고 힘든 분들 말씀부터 귀담아 새기는 시장이 되겠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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