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의혹’에서 시작된 ‘생태탕집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 공방이 격해지면서 국민의힘이 네거티브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당내에서는 ‘내곡동 논란’ 장기화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이 투표 거부로 돌아설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2005년 오 후보가 내곡동 땅 측량 당일 식당을 방문해 식사를 했다고 주장한 내곡동 생태탕집 주인과 그 아들을 향해 “전부 사법적으로 걸러질 텐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돕다가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내곡동 생태탕 이야기를 들어보면 김대업이 생각나고,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에 대한 3대 의혹이 근거 없음으로 판결된 것이 생각난다”고도 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ㅇ식당을 운영하던 황아무개씨의 아들 ㄱ씨는 2005년 오 후보가 장인 등과 함께 와서 측량 현장을 입회한 뒤 생태탕을 먹으러 자신의 가게에 들렀다는 사실을 지난 2일 <교통방송>(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구체적으로 털어놓았다. 오 후보 방문 여부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황씨의 <일요시사> 인터뷰와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논란이 격화하자 황씨의 아들 ㄱ씨는 지난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던 건 ‘아들을 걱정한 어머니의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오 후보가 자신의 가게에 들렀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16년 전 일을 어떻게 상세히 기억하고, 무슨 옷을 입었고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아는 사람이 세상천지에 어딨느냐”고 반문하며 황씨 모자의 증언이 허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후보와 생태탕집 모자의 진실공방이 선거 막판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투표율 저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네거티브 장기화가 ‘정치 혐오’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나와 “이번 선거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막판에 흐르고 있다”며 “중도층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염증을 느껴서 투표를 포기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정권 심판 민심으로 해석하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투표율 저조가 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당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도 <한겨레>에 “민주당의 전략은 막판 ‘정치 혐오’를 부추겨 아예 투표율을 낮추는 것”이라며 “이럴수록 투표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서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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