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4일,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이 참석하는 식목행사를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2500만원을 들여 설치한 철제 계단의 모습.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가 식목일인 5일,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의 ‘과잉 의전’을 재조명하고 나섰다.
당시 서울시는 시장이었던 오 후보가 20분 동안 참석하는 식목일 행사를 위해 2500만원짜리 의전용 계단을 설치해 논란을 산 바 있다.
박영선 캠프의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10년 전 오 후보가 시장 시절에 식목일 행사를 위해 하늘공원을 찾았다”며 “당시 서울시는 20분 정도 걸리는 나무 심기 행사를 위해 혈세 2500만원을 써서 의전용 계단을 설치했다. 정작 2250그루의 묘목을 사는 데 쓰인 돈은 계단 설치비보다 적은 2250만원이었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의전왕 오 시장님께서 혹여나 힘드실까 봐 식목일에 심을 나무보다 더 비싼 값을 치르고 계단을 설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러한 과잉 의전은 오 후보의 ‘줄 세우기 리더십’ 탓이라고 규정했다. 강 대변인은 “얼토당토않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과잉 충성이 도대체 왜 이뤄졌겠냐”며 “재임 시절, 무능하고 불성실한 공무원을 골라 퇴출을 시키겠다면서 국토순례 등의 재교육을 실시했던 ‘오세훈 시장표 줄 세우기 리더십’ 탓 아니겠냐”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하늘계단은 결국 장애와 비장애를 차별하고, 강남과 비강남을 가르고, 자기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오세훈 후보의 가치관과 시정 스타일이 낳았던 촌극”이라며 오 후보에게 “세빛섬과 디디피(DDP)를 찾아 과오를 덮어가며 없는 치적 꺼내 자랑 그만하시고, 하늘공원을 찾아 과거를 돌아보고 좀 반성하시라”고 밝혔다.
당시 <한겨레> 보도를 보면, 문제의 계단은 식목일 나흘 전, 서울시장 나무심기 행사 사흘 전에 설치됐다. 행사 당일 오 시장과 공무원들은 흙길 대신 이 계단을 밟고 비탈을 올라 묘목을 심었고, 오 시장은 현장에 20분 남짓 머물렀다고 한다. 행사 당일 2250그루의 나무를 심는 데 2250만원이 들었지만, 이보다 많은 2500만원이 계단 설치에 지출됐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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