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은 후보의 ‘인물’ 경쟁이 아니라 ‘구도’의 싸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후보에 대한 지지도(54.4%)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지지도(33.5%) 보다 20%포인트 넘게 앞선 데는 무엇보다 ‘정권 심판론’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이 <한겨레> 의뢰로 지난달 30~31일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 1012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46.4%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의 경쟁력을 더 높일 거 같아서’(21.4%), ‘부동산 문제를 더 잘 해결할 거 같아서’(14.9%)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도덕성에서 더 신뢰할 만 해서(4.2%)' '친근하고 서민을 잘 이해할 거 같아서(2.6%)' '코로나19 지원 및 대응을 잘할 거 같아서(1.3%)' 등의 응답은 미미했다.
반면 정권 지지론은 정권 심판론보다 강도가 낮았다. 박영선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3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의 경쟁력을 높일 거 같아서’, ‘도덕성에서 더 신뢰할 만해서’라는 응답은 각각 19.8%, 19.1%로 비슷비슷했다. ‘친근하고 서민을 잘 이해할 거 같아서’(10.4%), ‘부동산 문제를 더 잘 해결할 것 같아서’(5.9%), ‘코로나19 지원 및 대응을 잘할 거 같아서’(3.3%)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즉 박 후보는 오 후보에 비해 ‘도덕성’ ‘친근함’ 등 인물에 대한 기대감은 주지만 정권심판의 높은 벽은 넘지 못한 셈이다.
한 여론조사업체 전문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누가 서울을 발전시킬 후보를 뽑느냐는 선거가 아니라 진영 간의 대결구도, 현 정권에 대한 심판 개념이 강하다”며 “민주당 지지자라도 부동산 정책 등을 보고 실망한 사람들은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고 정권 심판론을 외치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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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조사했나
조사 일시 2021년 3월30~31일
조사 대상 서울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1012명
조사 방법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28.3%
가중치 부여 방식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 셀 가중
(2021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 의뢰 한겨레신문사
※자세한 내용은 케이스탯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