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오세훈 후보를 지지할수록 투표소에 가겠다는 의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면서 야권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모양새다.
<한겨레>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30~31일 서울에 거주하는 유권자 1012명을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 답한 적극 투표층은 80.1%, ‘가급적 투표할 것’이라 답한 소극 투표층은 15.3%로 나타났다.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 혹은 ‘전혀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투표층은 4%였다.
응답자의 95.4%가 투표 의사를 밝히는 등 보궐선거 관심도가 높은 가운데 야권 지지층에서 적극 투표 의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54.4%, 박영선 후보는 33.5%였다. 그런데 박 후보 지지층 가운데 적극 투표층은 80.8%였지만 오 후보 지지층 중에서는 86.7%가 적극 투표 의사를 드러냈다.
지지 정당별 분석에서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적극 투표층은 91.6%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적극 투표층(81.1%)보다 10.5%포인트 높게 조사됐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투표한 응답자 중에서도 적극 투표층이 90.8%로 다른 정당 투표자와 견주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2022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83.8%가 적극 투표 의사를 밝혀 ‘정권 유지’가 필요하다는 응답자의 적극 투표 의사(78.8%)보다 5%포인트 높았다.
연령별·이념성향별로 살펴봐도 야권의 강한 결집도를 엿볼 수 있다. 야권 지지세가 강한 60대(91.3%), 70대 이상(92.6%), 보수 성향(85.8%)에서 일관되게 적극 투표층 비율이 높았다. 여권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40대는 적극 투표층이 76.7%였고, 진보 성향에서는 77.8%로 낮게 나왔다.
이런 결과는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정권심판론’이 강조되는 분위기와도 관계가 깊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정치학)는 “이번 보궐선거는 자치단체장 선거인데도 전형적인 정치 선거로 흐르고 있다. 유권자들은 오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 충분히 알면서도 ‘그래도 이 정권은 안 돼’라며 심판하려는 심리가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 중 누굴 선택하느냐가 아니라 여당을 심판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선거”라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 일시 2021년 3월30~31일
조사 대상 서울 거주 만 18살 이상 남녀 1012명
조사 방법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 조사
응답률 28.3%
표본 추출 권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1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조사 기관 ㈜케이스탯리서치
조사 의뢰 한겨레신문사
※자세한 내용은 케이스탯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