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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오세훈 쓰레기” “문재인 중증치매”…갈수록 거칠어지는 여야의 입

등록 2021-03-28 15:25수정 2021-03-29 02:15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용산구 용문시장네거리 유세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용산구 용문시장네거리 유세에서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쓰레기” 같은 경멸적 지칭은 물론, “중증 치매” “말기 암 환자” 등 실제로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동원전통시장 앞에서 진행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집중 유세 현장에서 “4월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하자”며 “내곡동 땅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는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 자기가 내곡동땅 개발승인계획 해놓고 안 했다고 하는 후보는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 쓰레기입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선대위 박용찬 대변인은 “윤 의원의 발언은 막말을 넘어 ‘저주’에 가깝다. 분리수거라는 발언은 그야말로 섬뜩하다”며 “서울시민이 선택한 야권후보를 오 후보를 분리수거하겠다는 발언은 오세훈을 선택한 서울시민을 분리수거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의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을 ‘말기 암 환자’에 빗대 비판을 자초했다. 김 후보는 지난 26일 부산 진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당 중앙선거대책위회의에서 “우리 부산은 3기 암환자와 같은 신세”라며 “요즘 3기 암환자는 수술 잘하고 치료 잘하면 회복하고 충분히 잘 살 수 있다. 그런데 말만 앞세우는 훈수꾼, 훈수 전문가가 수술을 맡으면 그 환자는 죽을 수 있다. 제가 3기 암환자 신세인 부산을 살려내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막말에 가까운 거친 표현은 야당에서도 나왔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이 아무 문제 없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안정돼 있다고 1년 전 넋두리 같은 소리를 했다. 제가 연설할 때 ‘무슨 중증 치매 환자도 아니고’라고 지적했더니 과한 표현이라고 한다. 야당이 그 정도 말도 못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가 2019년 10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우리 경제가 올바르게 가고 있다”고 한 것을 두고 “중증 치매 환자 넋두리 같은 소리”라고 비난한 게 뒤늦게 ‘막말’로 회자되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막말이 계속되자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막말 주의보’까지 내렸다. 하지만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을 가리켜 “천추에 남을 대역죄인”이라며 비방전을 이어갔다. 그는 같은 날 성북구 유세에서 “일자리 못 만들고, 빈부격차 해소 못 하고, 주택가격 오른 건 천추에 남을 큰 대역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비유법을 쓰면 망언이라고 하니 직설적으로 얘기하겠다.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했다.

한편, 장애나 질병을 가진 당사자와 가족들은 선거철마다 이러한 비하발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다운 활동가는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질병이나 장애를 비유의 대상으로 소비하면서 논란이 일면 국가인권위원회에 신고를 하지만 실제적인 처벌로는 이어지지 않고 권고에 그쳐 실효성이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암 환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암시민연대 최성철 대표는 “후보들은 특정 질병환자를 무능함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결짓는데 실제로는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약자들이고 당사자의 잘못이 아닌 경우도 많다”며 “선거때마다 정치인의 이런 발언이 나오면 우리들은 상처를 받는 동시에 앞으로도 우리 삶을 위한 제도개선이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영지 장나래 이재호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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