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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강경보수 깃발로 이기겠냐’ 묻자…나경원 “국민 흐름 같이한 것”

등록 2021-02-16 18:40수정 2021-02-17 02:47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첫 맞수토론
시민평가단, 나경원·오세훈 1·2부 토론 승자 꼽아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힘 제1차 맞수토론’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16일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첫 토론회는 1부와 2부가 서로 대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1부 맞수토론’에 나선 오신환·나경원 후보는 지난 20대 국회 때 ‘패스트트랙’ 사건을 거론하며 ‘중도 확장성’을 두고 설전을 벌인 반면, 2부 토론 대결을 벌인 오세훈·조은희 후보는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춘 사이답게 서로를 ‘일 잘하는 후보’로 추켜세우는 등 상반된 분위기였다. 2명씩 조를 나눠 ‘일 대 일 대결’ 형식으로 진행된 총 90분간의 자유토론을 본 시민평가단 1000명은 나경원·오세훈 후보를 1·2부 토론의 승자로 선택했다.

“강경보수 깃발로 못 이긴다” vs “국민 흐름 함께 했을 뿐”

우선 오신환·나경환 후보 간 토론에서는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가 소환됐다. 먼저 말문을 연 오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중원의 싸움이 중요하다. 강경보수 깃발을 들고 승리하지 못 한다는 것을 아느냐”며 “(나 후보는 정치적으로) 가장 오른쪽에 계신 분이다. 그동안의 정치활동이 그것을 담아낸다”고 말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아마 재작년 원내대표 시절에 저항한 것을 말하는 것 같다”며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으로 나갈 때 우린 가만히 지켜보는 게 맞나. 강경 보수가 아니라 국민 흐름에 우리가 같이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의 지휘 아래 몸싸움을 벌였고, 이후 여야 간 폭력 고발전이 이어졌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이었던 오 후보는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동참하려는 당 지도부 방침과 달리 공수처법 반대 입장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한 뒤 원내 지도부에 의해 사보임(상임위 이동)됐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오 후보가 공수처법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뒤 국회 사개특위에 패스트트랙 찬성파(당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로 교체된 상황을 거론하며 “오 후보가 그날 아침 글만 안 올리고 조용히 반대표만 던졌어도 (공수처법이 사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는) 헌정유린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또 당시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서 대여 공세에 앞장섰던 데 대해 “헌법을 유린하고, 국회를 유린하는 여당에 대해 우리가 그때 지켜만 보는 게 맞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서울시의 위기 상황에서 갈등과 충돌을 유발하는 리더십이 맞는 것이냐”며 “서울시 의회의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고, 국회는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무조건 반대를 외치고 강경하게 대응해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며 나 후보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두 후보는 각자의 공약에 대해 ‘재원 공방’도 벌였다. 오 후보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주거 대출 이자 최대 1조1700만원을 지원한다는 나 후보의 이른바 ‘원더풀 공약’에 대해 “퍼주기 공약 논란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가 오 후보의 청년 수당 정책에 대해 “3조5000억원이라는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 현실성에서 우려가 든다”고 맞대응하자, 오 후보는 “그건 2년 한시 공약이기 때문에 10년 재정 계획을 세워 1년에 3500억씩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오세훈·조은희의 ‘박영선 때리기’ 합세

오세훈·조은희 후보의 토론은 1부 토론 설전의 긴장감과 달리 서로 칭찬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조 후보가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낸 인연 때문인지 두 사람은 서로를 ‘일 잘하는 후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조 후보는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오 후보의 부동산 공약을 거론하며 용적률 완화 방식 등 구체적인 공약 이행 계획을 물었고, 오 후보는 조 후보가 서울 서초구청장 시절 이룬 행적에 대해 칭찬했다. 오 후보는 “서초구발로 시작된 인공그늘막(횡단보도 그늘막)이 전 서울시에 생겨났다”며 “위민 행정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또 “함께 호흡 맞춰 일하던 시절에 서울형 어린이집이 있었다. 예산을 많이 안 들이고, 새로 안 지으면서도 많은 부모님들이 혜택을 봤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토론 시간의 대부분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공격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21개 다핵도시는 조 후보의 25개 다핵도시 아이디어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 후보의 공공주택 30만호 공급 공약에 대해서도 “30만호의 토지를 공급하려면 적어도 송파구 면적의 땅이 필요하다”며 “그 정도 면적은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해도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조 후보도 이에 대해 “지난해 7월에 정세균 총리에게 이 안(경부고속도로 지하화)을 국가사업으로 해야 한다고 했었다”며 “그게 혹시 (박 후보 쪽에) 건너갔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설익었다. 일을 모르고 너무 말로만 한다”며 ‘공약 베끼기’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4명의 토론회는 두차례의 맞수토론(19일·23일)과 4인 합동토론(26일) 방식으로 더 진행된다. 이후 3월2~3일 여론조사를 거쳐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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