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스튜디오에서 다시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재선 서울시장 출신의 경험과 관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서울시장 경험을 앞세우며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당선 다음날부터 일할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논란을 빚은 ‘조건부 출마선언’에 “후회한다”고 밝혔고, 보수 야권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10년 만의 서울시장 재도전이다. 왜 오세훈인가?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한 미래 비전이 생겼을 때 폭발적인 에너지로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또 당선 다음날부터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
―이전 여론조사를 보면 나경원 후보에게 밀리는 경향이 보인다.
“나 후보가 먼저 출마선언을 하고 매스컴 노출이 극대화됐을 때 실시된 조사다. 저는 ‘이상한 출마선언’이라고 욕먹고 있을 때였다. 지금은 비슷하다.”
―여성가산점이 부담되지 않나?
“20%나 주는데, 부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들이 공직에 진출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만든 제도여서 즐겁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울시장 경험 덕분인지 디테일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부동산 정책이 가장 큰 화두다. 그런데 5년 동안 74만6천가구 공급, 이게 안철수 후보 공약이다. 5년 동안 토지임대부주택 34만가구 공급, 이게 박영선 후보 공약이다. 지금 서울에 가구수가 380만가구다. 5년 동안 74만가구 공급 공약은 난센스다. 너무나 준비 안 된 상태에서 출마선언만 했다는 뜻이다. 박영선 후보가 말한 토지임대부주택 34만호도 불가능한 이야기다. 송파구 정도 면적의 국공유지가 있어야 한다. 저는 두 가지 약속하고 나섰다. 첫째 인센티브. 토지나 건물 가진 분들, 건축업자들 집 지으면 돈 벌 수 있다는 신호를 드려야 공급에 뛰어든다. ‘2종 일반지구 7층 규제’ 없애고 용적률 제한 높이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에서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선 비판적인가?
“코로나 초기라면 보편지급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1년이 지났으면 정교해야 한다. 엄청난 피해를 본 분들이 계시는데, 똑같이 나눠준다면, 피해자들이 피눈물 흘릴 일 아닌가?”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부정적인 전망인 것 같다.
“속 시원한 단일화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안 후보가) 일찍 오셨으면 호랑이 굴에 들어와 후보가 되는 감동적 그림이 가능했을 텐데. 그래서 ‘정치 중딩’이라 하는 것이다. 저는 이미 ‘정치 초딩’이 됐고.”
―본선에서 ‘3자 구도’도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다.
“모든 가능성은 열어두고 해야 한다. 다만 단일화 노력은 최대한 하겠다는 것이고.”
―대중 정치인으로서 개혁 성향, 중도 지향으로 인기를 누렸는데, 제3지대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느낌이다.
“정치인의 정체성은 정치 인생이 끝날 때까지 가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는 정치 시작부터 소장 개혁파로 혁신 노선을 걸었다. 또 우파 정당 노선에 매몰되기보다 소외된 분들, 정치에 무관심한 분들, 특정 정당 지지자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노선을 걸었다.”
―‘양꼬치 거리 조선족’ 발언, 후회하나?
“‘총선 당시 우리 당에서 제일 어려운 곳이 민주당 지지층이 강고한 광진이었고, 40대가 우리 당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 사실 아니냐. 조선족도 친중 성향이 강해 우리 당을 친미라고 강조하기 때문에 압도적 비율로 민주당을 찍는다. 그 벽을 넘지 못했고, 제가 부족했다’고 말한 건데, 여기에 무슨 혐오 발언이 있나. 선거 때만 되면 말을 비꼬고 과장해 망언과 혐오 발언으로 몰아붙인다.”
―서울시장 당선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하나?
“제가 내놓는 공약들은 5년 임기로 내놓은 것이다. 근데 대선을 생각한다는 건, 시민들께 도리가 아니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가장 아쉽거나 후회되는 건?
“끝까지 해내지 못한 주택정책이다. 오늘날 주택시장 대참사는 당시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완성을 못 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첫날부터 재개발·재건축 안 하겠다는 방향을 잡았다. 이제 와서 문재인 정부는 하겠다고 하는데, 늦었다. 그게 죄송스럽고 안타깝고 후회가 된다.”
노현웅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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