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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 “국민의힘, 왜 나와 싸우나”…고조되는 ‘단일화 신경전’

등록 2021-01-20 17:29수정 2021-01-20 17:3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며 원샷 경선을 제안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며 원샷 경선을 제안했다. 공동취재사진

4월7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당 대 당 합당에 이어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안한 ‘원샷 경선’도 물 건너가자, 단일화 무산을 둘러싼 책임 공방마저 벌어지는 양상이다.

안철수 대표는 20일 단일화에 이르지 못한 책임을 국민의힘 쪽으로 돌렸다. 그는 이날 서울 이태원 상가에서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데 제1야당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로 중요한 것은 저를 이기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권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라며 “어떻게 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이 이길 수 있을지, 생각이 다른 많은 지지층이 한 후보를 지지하도록 할 방안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찾자는 게 어제의 제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제안을 거부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권 교체’라는 대의보다 당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1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정말 큰 고민 끝에 한 결정이다. 제 진심을 야권 지지자분들, 그리고 정당의 책임자 분들이 아시면 좋겠다”고 안 대표는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며 개방형 ‘원샷 경선’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런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힘이 후보 선출 절차를 다 마친 뒤 단일화 문제를 논의해도 늦지 않다. 꾀를 부리는 것”이라고 안 대표의 제안을 일축했다.

전날 “당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던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은 이날도 안 대표의 제안에 거리를 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후보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가장 바람직한 야권 단일화를 제안 드렸는데, 그 기간 내 이뤄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안철수 후보께서 가능한 방법으로 같이 단일화에 참여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드린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제가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도부가 잘 조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21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면서, 안철수 대표 쪽과의 사전 단일화 협상은 사실상 물 건너 가게 됐다. 보수 야권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는 2월 하순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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