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가를 달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500명에게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4.4%포인트),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반대 48%, 찬성 47.7%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불과 0.3%포인트 차이 박빙이다.
찬성과 반대 여론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반대’가 35.6%로 가장 많았고, ‘반대하는 편’이 12.4%였다. ‘매우 찬성’은 27.5%였고 ‘찬성하는 편’은 20.2%였다. 중도 쪽으로 여론이 쏠리는 일반적인 ‘정규 분포’가 나타나지 않고, 찬반 모두 양극단으로 쏠리는 양극화가 벌어진 셈이다. 그만큼 논쟁적인 쟁점이라는 뜻이다.
세대 및 지역별 여론도 극명하게 갈렸다. 세대별로는 20~40대는 사면에 반대했고, 60대 이상은 찬성 여론이 많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40대에서는 ‘매우 반대’ 여론이 53.1%로 절반을 넘겨,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도 광주·전라와 인천·경기 지역에서는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각각 76.6%, 57.1%에 달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과 대전·세종·충청, 대구·경북에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각각 66.6%, 58.3%, 56.8%로 나타났다. 서울은 찬성(49.0%)과 반대(47.6%)가 팽팽하게 맞섰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88.8%가 사면에 반대했다. 특히 ‘매우 반대’가 71.3%에 달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거꾸로 81.4%가 찬성 의견을 밝혔는데, ‘매우 찬성’이 49.8%, ‘찬성하는 편’은 31.6%였다.
무선(80%)과 유선(20%)을 혼합해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6.7% 수준이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고하면 된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