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취임 후 최저치에 근접할 정도로 내려앉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 대립 속에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의 침묵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은 ‘추-윤 갈등’을 정권 차원의 정당성 논란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대통령의 침묵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4주차(24~26일)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를 보면, 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4%포인트 떨어진 40%로 조사됐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48%였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가장 낮았던 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한 지난해 10월과 부동산 시장이 요동쳤던 지난 8월에 기록한 39%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는 이른바 ‘추-윤 갈등’에 대한 대통령 책임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은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해 긍·부정 평가 이유를 자유응답 방식으로 조사했는데, ‘검찰·법무부 갈등에 침묵·방관’을 꼽은 이들이 5%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이념 성향상 중도층에서 대통령 지지율의 변동폭이 컸는데, 지금의 갈등 상황에 가장 큰 피로감을 느끼는 층이 이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문 대통령의 침묵’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이번 갈등의 뿌리에는 정권 차원의 ‘검찰 장악’ 시도가 자리 잡고 있음을 드러내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비겁·무능’의 프레임 안에 가두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성명을 내어 “법치를 훼손하고도 추미애 장관 뒤로 숨어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이들은 주말 동안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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