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아무개씨의 ‘특혜 군 복무’ 의혹으로 인한 민심 악화가 여론조사 수치로 확인되면서 여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각종 의혹에 대해 명쾌한 설명이 나오지 않으면 향후 대정부질문·추석·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민심 이반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티비에스>(TBS)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성인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5%포인트),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1%포인트 하락한 33.7%, 국민의힘은 1.8%포인트 상승한 32.8%를 기록했다. 두 당의 지지율 격차는 0.9%포인트로 4주 만에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이끈 것은 남성(29.9%, 8.9%포인트↓), 학생(20.9%, 6.5%포인트↓), 50대(29.0%, 11.1%포인트↓) 응답자들이었다. 연이어 불거진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이 군 복무를 마쳤거나 입대를 앞둔 남성, 그들의 부모 연령층인 50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 평가)도 지난주보다 2.4%포인트 내린 45.7%,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1.4%포인트 오른 49.5%로 오차범위 내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추 장관의 보좌관이 서씨 휴가를 위해 군에 연락한 사실까지 두둔하면서 연일 민심과 동떨어진 행태를 보이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1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사적인 일을 보좌관들이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사적인 것, 공적인 것의 경계선상에 있는 것을 처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화를 한 게 사실이라 해도 압력성 전화가 아니었다면)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와이티엔>(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부모가 (당대표라 문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보좌관이 확인한 것 같다. 부모가 문의했다면 오해가 있었을 것이다. 정치인을 엄마로 둔 아들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입법부 소속 공무원인 보좌관을 사적인 일에 동원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설화’가 쏟아지자 이낙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면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에게 “몇달 동안 경험한 것처럼 정치가 잘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고 삐끗하면 그것이 큰 이슈가 되는 괴로운 상황에 우리가 놓여 있다”며 “의원들께서 마음을 쓰며 겪어내 달라”고 신중한 처신을 당부했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대정부질문, 추석, 국정감사가 이어지는 동안 야당이 계속 이 이슈를 공격할 것이다. 정기국회 동안 성과를 내야 하는 이 대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그러나 이 대표가 마땅히 취할 수 있는 수단이 안 보인다.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김원철 노지원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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