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생각에 잠긴 채 앉아 있다. 공동취재사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아무개씨가 군복무 시절 평창겨울올림픽 통역병으로 파견해달라는 청탁이 있었다는 증언이 6일 추가로 공개됐다. 추 장관이 민주당 당대표 시절 국회에 파견된 국방부 국회연락단과 국방부 장관실 간부들이 서씨가 근무하던 카투사 쪽으로 청탁을 해왔다는 것이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공개한 당시 카투사 단장 이아무개 대령과 신 의원실 보좌진의 통화 녹취록을 보면, 이 대령은 “추미애 아들이 카투사 왔을 때, 동계올림픽 할 때 막 압력 들어왔던 이런 것들을 내가 다 안 받아들였지만, 그걸(통역병) 보내라는 청탁이 장관실이나 국회연락단에서 많이 오고 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아들 서씨가 ‘특혜 병가’(2017년 6월 1·2차 병가)로 논란을 빚은 뒤, 그해 11월 평창겨울올림픽 통역병 65명을 뽑았는데, 당시 국회연락단과 국방부 장관실 간부들이 서씨를 뽑아달라고 청탁을 해왔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당시 카투사 복무병들 사이에선 스펙과 근무 여건 등에 도움이 된단 이유로 평창올림픽 통역병 파견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연락단은 육해공군 중간 간부들이 국회로 파견돼 국방부와 가교 구실을 하는 조직이다. 추 장관은 당시 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하고 있었다.
이 대령은 청탁을 들어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통역병 선발 방식을 바꿨지만 청탁이 계속됐다는 정황도 언급했다. 그는 “잘못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선발 방법을 제비뽑기로 바꿨다. 그래서 (서씨가 통역병으로) 안 갔고, 나중에 추가적으로 또 보내 달라고 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외압을 피해가려고 통역병 선발 방식을 바꾸기까지 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혹이 이어지면서, 여권에서도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곤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검찰개혁을 위해 할 일이 산더미인데 이와 전혀 동떨어진 사안으로 불필요한 잡음을 내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법조계 출신인 한 중진 의원도 “추 장관 아들의 병가 문제 자체보다 추 장관의 과잉 대응이 더 화를 키웠다”며 “만일 우리가 야당일 때 장관이 그렇게 답했다면 사퇴론이 바로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보좌관 전화 문제는 장관직을 내려놓을 정도의 사안이 아닌데도 ‘소설 쓰시네’ 발언 등으로 야당과 각을 세워둔 상태라 추 장관이 외통수에 몰렸다. 지금 사과하면 사퇴 요구부터 시작해 검찰개혁 동력도 꺾일 수 있어서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노현웅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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